지역에서 일구는 대안의 삶, 스스로 서서 미래를 만드는 대안공동체 ①

인간과 자연과 관계 재정립을 위한 근본적 실천
지역과 사람공동체를 통해 추구되는 대안을 찾는 움직임

연│재│순│서
1. 대안 공동체 운동, 왜 필요한가?
2. 제도권 학교 안과 밖에서 대안의 교육을 키우다
3.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대안 식생활운동
4. 소유가 아닌 나눔 중심의 생활운동, 지역화폐
5.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마을공동체
6. 소통과 공감의 마을공동체를 위하여.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대안’이라는 말을 부쩍 자주 접하고 사용한다. 또 어떨 때는 우리 스스로가 절실하게 요구하기도 한다.

‘대안’은 사전적 의미로 ‘어떤 안(案)을 대신하는 안’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삶 속에서의 ‘대안’이라는 의미는 현실사회가 나타내는 폐해를 비판하고 이를 대처할 방안을 찾는 것을 뜻하며, 이러한 움직임을 흔히 ‘대안운동’ 혹은 ‘대안사회운동’이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대안운동에서 추구하는 ‘대안’이란 ‘기존의 것’과 그저 어떤 면에서 ‘조금 다르거나, 새로운’ 그 무엇이 아니다.

기존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체계, 질서가 내뿜는 이념이나 인간관, 자연관, 사회관, 세계관 등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과 문제제기를 근거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자본주의가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방해하고 경쟁을 중심으로 한 비인간화를 초래하며, 동시에 자연과 사람과의 관계도 발전을 내세운 파괴와 성장주의 중심의 반자연주의를 강요하기 때문에 원래 인간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근본적 실천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안운동’이란 우리의 삶과 생활을 규정하고 있는 다양한 환경과 시스템 등에 ‘대처’할 방안을 찾고자하는 문제해결의 관점을 갖는다. 또한 이러한 운동은 현재뿐아니라, 미래까지 지속적으로 지향할만한 가치를 선택한다는 의미를 담는다.

즉 최근 마치 유행어처럼 빈번하게 사용되는 문구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인 것이다.

새로운 가치의 핵심은 공동체

이러한 우리사회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대안운동은 자본주의의 폐해가 표출된 시점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끊임없이 진행돼왔으며, 점차 교육과 소비, 경제, 에너지, 생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활발히 확장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류에 반하는 ‘비주류’ 움직임으로 치부되기도 했던 이러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대안운동은 현재 오랜 시련을 딛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시행착오를 감수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근본적 접근과 실천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나 국가정책과 제도 권력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하는 대안운동은 단지 저항이나 대안적 정책 제시로 끝나지 않는다.

개인적 실천을 넘어 인식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대안적 실천을 위한 공동집단, 즉 공동체를 구성해 실현한다.

이 대안 공동체들은 ‘비판에는 동의하지만 그 대안이 과연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는가?’ 하는 대다수의 의혹과 굳은 질문에 그 대안적 근본이념과 그에 따른 제도, 혹은 체계, 방법 등을 실제로 모색하고 세워내 어떤 미래를 추구하는가를 집단의 자각과 힘으로 풀어낸다. 

교육, 경제, 식생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대안운동

대안학교운동의 경우도 입시위주의 경쟁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현실교육제도에 대한 비판을 그 출발점으로 하되 입시제도 변화, 교육개혁 등을 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근본적인 교육 의미를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는 공동체를 형성한다.

대안교육을 모색하는 이들은 교육이란 시험을 위한 지식전달이나 가르치는 기술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교육자와의 인격적 만남, 부모와 자녀의 일상적 삶의 자세와 태도, 가치관과 생활방식 등 일상생활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교육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미래뿐 아니라 아이들이 현재 행복하도록 해야 하며, 생명과 자연을 중시하는 자연친화적인 교육이념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교육의 주체라고 일컬어지는 학부모와 학생과 교사가 올바른 자각과 참여가 충분히 실현되는 공동체적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 1990년대 이후 활발히 전개된 대안교육운동은 현재 전국에 약 100여개의 초·중·고 과정의 대안학교가 세워지고 운영되는 등 학교 안과 밖, 혹은 곁에서 대안을 위한 무수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또한 오래전부터 대안소비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생활협동조합운동 역시 공동체의 형태를 띠며 유전자조작, 성장촉진제 등의 문제를 포함해 생산과 유통의 왜곡, 먹을거리 공동체 파괴 등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대안 식생활공동체운동도 활발하다.

이러한 대안 식생활운동은 유기농운동을 비롯해 건강한 학교급식 운동, 소비자와 생산자와의 긴밀한 연계실천, 지역농산물의 직거래 시스템 구축이나 생태 먹거리 순환운동 등의 대안적 시도를 하고 있다.

대안운동은 생태주의와 지역에 기초

또한 자본주의 경제에서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돈’의 권력과 부정적 위력을 비판하며 펼쳐지고 있는 지역화폐 운동 등도 지역공동체를 근간으로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대안적 경제운동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각 영역의 대안운동은 모두 ‘생태주의’에 기초한다.
현재 산업사회에서 자연은 인간이 풍요롭게 살아가는 데 극복하고 개발해야 할 자원으로 인식하며, 이로써 점차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 따라서 대안운동은 이러한 생태적 폐해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서로 돌보며 상생하는 생태주의를 모든 공동체와 활동의 중점으로 삼는다.

각 영역의 대안운동은 우리나라에서 충남 홍성 홍동면의 학교와 유기농 농업, 생활협동조합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생태마을공동체를 그 시작으로 경기 화성 야마기시공동체, 전남 장성의 한마음공동체, 전북 부안의 변산공동체마을, 경남 산청 안솔기마을, 전북 남원의 도농공동체 실상사마을 등 생태와 지역을 근간으로 한 각각의 마을공동체에서 총괄적으로 모색되고 실현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영역의 대안운동은 단지 개인적인 요구나 필요에 의한 선택을 넘어, 자율적이고 자연적인 인간본성을 중심으로 하는 ‘삶의 질 향상’의 의미에서 모색되어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삶의 질 향상으로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 또는 ‘운동’ 형태는 개인을 뛰어넘어 지역과 사람공동체를 통해 제기되고 고민과 모색의 과정을 통해 추구되고 있으며 자연과 대립양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형태로의 대안적 복원을 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이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갈수록 사람들의 의식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고, 자각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서로 연결돼 함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 삶에 대한 책임성과 인간적 삶의 복구, 소통과 공감의 노력은 우리 사회를 조금씩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작지만 소중한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이 기사의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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