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위 추경예산 심사 통과 논란
“관리감독 소홀로 부실공사” 지적도

신설된 지 채 5년이 안 된 부평지역 한 초등학교의 모든 교실바닥을 교체하기 위한 예산안이 지난달 시교육위원회 추경예산 심사를 통과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신설된 지 4년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이러한 지적이 시교육위 추경예산 심사에서 있었음에도 불구, 삭감 없이 그대로 예산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시교육청이 예산안을 추경예산 심사에 올린 것이나, 시교육위가 삭감 없이 예산안을 가결한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부교육청에 따르면, 2003년 9월 신설된 A초등학교는 노후한 교실바닥을 개선해 교직원과 학생들이 청결한 환경에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자한다는 목적으로, 39개 교실 마루(총 면적 2632㎡)를 전면 교체하기 위한 예산안 1억 4476만원을 추경예산 심사에 올렸다.

A학교는 제출한 예산서의 사업안을 통해,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교실바닥이 뒤틀림과 변형이 생기고 마감 부분의 탈락 등으로 수업에 지장을 주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수공사를 진행하고자한다고 밝혔다.

당시 추경예산 심사에 대해 이청연 교육위원은 “개교한지 얼마 안 된 학교의 교실 마루 전체를 교체한다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북부교육청 교육시설과장이 ‘공사 당시 마루 재료를 잘못 써 현재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며 “하지만 아이들 수업에 지장이 있다고 하니 통과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조병옥 교육위원은 “5년밖에 안 된 학교의 바닥 전체를 교체하기 위한 예산안은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것에 대해 당시 심사위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은 기억나질 않는다”고 말을 이었다.

아울러 “재료를 잘못 써 이런 문제가 나타났고, 예산이 낭비되는 거라면 이는 교육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북부교육청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확인결과, 마루 뒤틀리거나 변형은 없어...학교장 “계속 벗겨져, 예산 받기위해 그렇게…”

<부평신문>이 지난 15일 해당 학교를 방문해 10여개의 교실을 살펴본 결과, 예산안의 내용처럼 마루가 뒤틀리거나 변형이 생기고 마감 부분이 탈락한 증상은 없었다. 다만 상당수 교실의 마루가 재료를 잘못 써서 그런지 벗겨진 부분이 많이 보였다.

이에 대해 북부교육청 교육시설과 담당공무원은 “학교 신설공사 당시 마루 재료를 검증이 안 된 신소재를 쓰다 보니 나타난 것 같다”며 “학교 방문 시 마루 전체를 다시 교체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학교 측의 요구가 강력해서 예산안이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A초교 교장은 “학교가 지어지고 나서 마루 재료를 안 좋은 것을 사용해 바닥이 계속 벗겨지는 증상이 나타났다”며 “이에 전 교장도 그렇고 학교 공사를 진행한 업체에 시설보수를 계속 요구했지만 한번 나와서 마루에 니스 같은 걸 칠해주는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업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것이 쉽지 않고 학생들의 건강상 마루를 교체해야 하는데, 학교 자체 예산이 없으니 예산안을 올리게 된 것”이라며 “서류 상 ‘교실바닥 뒤틀림과 변형이 생기고 마감부분의 탈락이 있다’고 작성한 것은 예산을 받기 위해서 그렇게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위의 심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예산안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청연 교육위원은 “예산안 심사 시 내용이 많고 기간은 짧다보니 일일이 학교를 방문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런 상황은 교육위가 반성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며 “특히 학교 공사 예산의 경우 실제로 정말 필요한 것인지 해당 지역 출신의 교육위원이 방문해서 점검하는 부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학부모는 “학교 컴퓨터가 낡아 학생들이 수업하는 데 지장이 많아 지난해부터 이야기가 나왔는데, 학교나 교육청이 학생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당장 수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예산을 우선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시교육위의 추경예산 심사 의결안은 지난 16일 인천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의결안은 여러 상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오는 30일 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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