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지속가능한 도시,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 1. 도시농부 160만명, 도시농업 현황과 과제

도시농업 인구 160만명 시대

지속가능한 도시,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

1. 도시농부 160만명, 도시농업 현황과 과제
2. 텃밭을 넘어 확장하는 도시농업의 새로운 영역
3. 도시농업으로 다가가는 지속가능발전 도시
4. 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 공동체텃밭ㆍ도시농업공원
5. 도시농업으로 도시 혁신, 샌프란시스코 도시농업연합
6. 시애틀의 P-pacth 운동과 미국의 커뮤니티가든
7. 시애틀 P-pacth 프로그램을 통한 도시 발전전략
8. 시민참여와 공헌,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의 교훈
9.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인천의 도시농업
지난 4월 11일, 국회 헌정기념관 앞에서 ‘3회 도시농업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러 국회의원이 참석해 국회 생생텃밭 개장식을 함께 축하하고 도시농업이 지닌 가치를 강조했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조성한 텃밭에서 3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데, 현재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국회에서 텃밭 행사가 열릴 정도로 도시농업은 이제 생소하고 특이한 것이 아니다. 도시농업공원이 생기고, 인천의 경우 인천시와 자치구 8개가 도시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도시농업 육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할 정도로 도시농업은 우리 곁에 있다.

최근 10년간 도시농업을 상징하는 도시농부학교ㆍ귀농학교ㆍ주말농장ㆍ도시텃밭ㆍ학교텃밭ㆍ상자텃밭ㆍ생태텃밭ㆍ도시농부ㆍ도시양봉 등이 대중화됐다.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농업법)’이 2011년 제정된 이후 국내 도시농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도시농업 참여 인구는 2010년 15만명에서 지난해 160만명으로 6년간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텃밭 면적 또한 2010년 104ha에서 2016년 1001ha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도시농업을 제외한 전업 농업 인구는 2015년 통계청 발표 기준 약 257만명으로 지난 5년간 46만명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머지않아 농업인구와 도시농업인구가 역전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른다.

도시농업이 이처럼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꼽으면, 무엇보다 도시 사람들의 농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다. 도시농업은 도시민들에게 무척 매력적인 여가활동이자, 생산적인 활동이다. 또, 환경을 생각하게 하고 수확물 나눔으로 삭막한 도시에 공동체의 건강함을 불어넣는다.

도시농업은 건강, 바른 먹거리, 환경문제, 녹지 보전, 더불어 사는 공동체, 심리 안정, 자원순환, 생태교육, 친환경 급식, 일자리, 봉사활동 등, 여러 방면에서 그 가치를 점점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도시농업은 경작 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농업은 또, 직접 텃밭농사를 해봄으로써 농업이 지닌 가치를 익힐 수 있고, 농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

도시농업운동 10년, 도시에서 농부를 기르다

▲ 지난 4월 11일 국회 헌정기념관 앞에서 ‘3회 도시농업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현재 국회의원 50여명이 국회에 조성한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우리나라에 도시농업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지고, 민간차원에서 도시농업운동이 시작된 무렵은 대략 2005년이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는 ‘전국귀농운동본부가 귀농할 예비농부를 양성하기 위해 도시농업위원회를 만들고 도시농부학교를 열기 시작한 때’를 태동기로 보고 있다.

전국귀농운동본부는 또한 누구나 도시에서 농사짓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상자텃밭 보급을 시작했고, 이로써 도시에서 텃밭농사를 보급하고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 뒤 2007년 인천에 도시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창립하면서 여러 지역에서 도시농업 관련 단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민간단체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국내 민간 도시농업운동단체의 효시나 다름없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007년 청소년단체, 지역아동센터협의회, 시민단체, 사회복지단체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창립했다.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던 각 분야 단체들이 연대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를 발족하고, 도시농업 의제를 시민운동의 새 영역으로 확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009년부터 도시농부학교를 매해 정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단체의 활동력을 높이는 동시에 도시농부를 수십 명씩 양성했다. 2014년엔 ‘도시농업법’에 따른 도시농업지원센터, 전문 인력 양성기관으로 공식 지정받았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현재 도시농업 교육사업과 상장텃밭 보급, 생태텃밭 보급, 회원 공동체텃밭 운영, 텃밭교육활동가 모임, 도시양봉 모임 등으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여러 도시농업단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인천을 찾고 있다.

도시농업 육성, 민관 협치로 풀어나가야

▲ 김진덕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회장.
국내 가장 대표적인 도시농업단체는 단체 100여개가 모여 만든 사단법인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이하 전국협의회)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전국협의회 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12년 창립한 전국협의회는 현재 서울ㆍ경기ㆍ부산ㆍ대구ㆍ광주 등의 지역협의회를 두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어, 도시농업을 다방면으로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김진덕 전국협의회 대표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려면 도시농업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책으로 반영해야한다. 그래서 민관 협치가 중요하다”며 “전국협의회는 농림부와 공동주관하는 도시농업 민관 합동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고, 매해 전국도시농업활동가대회도 개최해 단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민간에서 출발한 도시농업은 제도화 초기에 행정과 민간이 협의해 발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행정이 양적 성장을 주도하면서 단기적인 성과 중심으로 치우친 경향이 강하다”며 “도시농업의 질적 성장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한 행정과 민간 간 역할 분담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도시농부가 건강한 도시를 만든다

▲ 김진선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사무국장이 어린이집 아동들을 대상으로 생태텃밭교육을 하고 있다.
도시농업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에게 있다. 작물을 키우려 땀 흘리고 이를 나누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을 도시농부라고 부른다. 도시농부는 도시농업의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도시농업 인구와 텃밭면적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그런데 과연 그만큼 도시는 더 좋아졌고, 앞서 얘기한 도시농업이 지닌 가치가 구현되고 있는가?

김충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이젠 몇 명이 더 도시농업에 참여했는가가 아니라, 참여한 시민이 도시농업이 지닌 가치를 품고 실천하는 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우리사회는 좋아지고 있는지를 고민해야한다”며 “도시농부는 병든 사회를 치료하는 활동가다. 깨어있는 도시농부를 육성하는 게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강조한 내용은 전국협의회가 1년간 회원들과 토론을 거쳐 지난달 4월 11일 도시농업의 날 때 발표한 ‘도시농부 선언문’에 자세히 담겨있다.

주요 내용은 도시농부들은 녹지 보전, 자원 순환, 공동체 함양 등의 공익적 활동을 하는 사람이고, 공동체텃밭은 이런 도시농부들이 만들어가는 환경교육, 휴식과 치유, 세대 간 화합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전국협의회는 이 선언문에 기초해 도시농부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