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인천유권자행동 릴레이 기고] ⑦보건의료정책

인천의 주요 현안과 과제 해결을 위해 19대 대선 정책공약을 제안하는 의미로 분야별 전문가 등의 글을 네 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 신강택 인천평화복지연대 시민보건환경센터 준비위원장
국내에 등록된 중증장애 어린이는 6만 3000여명에 달한다. 그 중 인천시에만 치료가 필요한 장애 아동(약 1~8세)이 1302명, 청소년(9~13세)이 1327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애 어린이는 조기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으면 손상된 신체기능을 회복하거나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정부는 중증장애 어린이를 전문적으로 치료해줄 수 있는 재활전문병원 10개소를 지정해 전국 6개 권역에서 지역 거점 재활병원 형태로 운영하고 있지만,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한 병원에서 몇 개월 치료한 뒤 또 다른 병원을 찾아 떠돌 수밖에 없어, 이른바 ‘재활 유목민’, ‘재활 난민’이 양산되는 실정이다.

어린이 환자, 특히 장애아동을 치료하는 일은 성인 환자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인력, 공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뇌 손상으로 인한 장애는 1~2년의 치료로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다. 평생 치료가 필요하다. 이렇게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장애 어린이가 효과적인 재활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하지만, 현재 운영되고 있는 몇몇 민간어린이재활병원은 낮은 소아 재활 치료 수가, 소아 치료가 가능한 치료사 부족, 치료사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요인들로 운영하기가 힘들어 폐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장애 아동의 꾸준한 치료를 위해 항상 여러 지역 병원에 대기한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 이용기간은 1년 정도면 중단된다. 이용기간이 끝나면 다시 대기하고, 차례가 될 때까지 다른 병원을 이용하거나 다른 병원을 이용할 수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한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재활치료시설을 찾아도 대기 기간이 최소 수개월에서 2년 정도는 걸린다.

8세 이상 학령기 아동의 사정은 또 다르다. 학교 수업도 중요하기에 ‘낮병동(=아침에 입원해 6시간 치료받고 오후에 퇴원하는 제도)’ 이용이나 입원이 어렵다. 8세 이상이 되면 거의 모든 병원에서 성인재활치료실로 보내진다. 하지만 성인재활치료실은 8세 이상 아동이 치료 받기엔 적절하지 않다. 이 때문에 값비싼 사설 치료실을 가거나 주니어치료실이 있는 몇 안 되는 병원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대기환자가 많아 오래 기다려야한다.

장애 어린이 발생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효율적 재활치료를 위해 재활의료 수가 체계를 바꾸고, 공공의료 차원에서 어린이재활전문병원을 적극 지원해야 치료 걱정 없이 장애 아동이나 보호자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인천지역에 있는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은 소아 재활치료서비스가 특성화된 공공의료병원이다. 2014년 1월 소아재활센터를 오픈해 현재 ‘낮병동’ 22병상(주 2~5회 치료)을 운영하고 있고, 외래 약 40명(주 1~2회 치료)이 재활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치료를 받기 위한 대기자가 약 100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불가피하게 3개월에서 1년 단위로 치료를 종결해야만 하고, 순차적으로 치료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해진 치료기간이 지나 서비스가 종결되면 다시 대기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대기자가 많아지고 치료 공간과 인력이 부족해 대기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다.

병원을 이용 중인 한 부모는 공공병원에서라도 갈 곳 없는 학령기 장애아동들을 위해 치료시간과 이용기간을 늘려주면 좋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소아재활치료센터를 확장해 대기기간을 줄이고 치료 기회를 넓혀야한다.

인근 지역 학령기 장애 아동은 치료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음에도, 치료 인력 부족과 공간의 협소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공공의료병원은 지역교육지원청, 보건소와 연계하고 특수학교, 특수시설과 업무협약을 추진해 장애 아동들에게 전문적인 재활시스템을 제공해야한다. 이렇게 교육과 재활치료를 병행함으로써 보호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은 인천지역 공공병원으로서 장애 아동과 보호자가 치료 걱정 없이 희망적인 미래를 품을 수 있게 도와줄 의무가 있다. 하지만 재활병원 운영 특성상 늘어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나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기자들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소아 ‘낮병동’을 16병상에서 22병상으로 늘리면서 운영적자가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아 ‘낮병동’과 수중치료실 축소 내지 폐쇄를 고려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소아 재활치료센터 확대는 지자체의 지원만으론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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