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학교 발령 등 ‘폭탄 돌리기’ 안 돼…2차 피해 막기 위해 우선 ‘직위 해제’

인천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의 성희롱 발언과 막말, ‘갑질’과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졸업장과 졸업식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관련기사 2017.1.6./1.10.), 인천지역 여성단체들이 교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인천YWCAㆍ인권희망강강술래ㆍ인천여성노동자회ㆍ인천여성민우회ㆍ인천여성의전화ㆍ인천여성회ㆍ전국여성노조인천지부가 구성한 인천여성연대는 12일 “성희롱 발언과 반인권적 행위를 일삼은 제왕적 교장은 인천교육 변화의 걸림돌”이라며 시교육청에 파면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인천여성연대는 “시교육청 감사 결과와 언론보도를 보면, 이 교장이 여교사들에게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하고, 교직원ㆍ학부모ㆍ학생들에게 막말을 하는 등, 권력관계의 우위에 있음을 악용해 반인권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며 “이청연 교육감은 인천교육 변화를 위해 협력과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교장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교육자로서 기본소양마저 갖추고 있지 않음을 명백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졸업장과 졸업식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민주적 학교운영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건만, 교장은 ‘민원이 제기된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고 과장ㆍ왜곡된 것이라 그에 따른 감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적반하장으로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공포분위기를 조장하는 교장이 더 이상 인천교육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시교육청은 타 학교 발령과 같은 ‘폭탄 돌리기’가 아닌 파면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려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교 구성원들에게 2차 피해가 가지 않게 우선 ‘직위해제’ 처분해야한다”고 한 뒤 “이밖에 이 일을 계기로 인천교육계의 성평등지수가 어떤지 점검해 성평등한 교육환경 조성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시교육청이 실시한 감사 결과, 이 교장은 여교사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수차례 하고, 교직원과 학교 계약 업체 관계자, 학부모와 학생을 가리지 않고 막말과 ‘갑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시교육청은 이 교장을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중징계할 예정인데, 교장은 “감사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감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교장의 행위를 견디다 못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장 교체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시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에 제출했고, 졸업장과 졸업식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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