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전원의 ‘교체 요구’ 이어, 학부모ㆍ학생도 진정서 제출
교장은 제보자 색출로 또 ‘물의’

인천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의 “‘진짜 달래면 줄래? 택도 없다. 시X놈아’” 등 성희롱 발언과 막말, ‘갑질’(관련기사 2017.1.6.)과 관련해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겨울방학이 끝날 때까지 교장을 교체하지 않으면 수업은 물론 졸업장과 졸업식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은 A초교 교장 B씨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여교사들 상대 성희롱, 학교 구성원 상당수 상대 고성ㆍ막말ㆍ폭언,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학교와 계약을 체결한 업체 상대 ‘갑질’ 등의 사유로 ‘중징계’ 의결을 징계위원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의 감사는 B 교장의 이러한 행위를 참지 못한 교직원 전원과 일부 학부모의 집단민원 제기로 실시됐다.

그리고 <인천투데이>이 지난 9일 추가 취재한 결과, 이 집단민원 제기 후 학부모와 학생들이 또 교장 교체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시교육청과 관할 지역교육지원청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중순께 “학생ㆍ학부모ㆍ교직원들과 소통이 없는 비민주적 학교 경영과 비인격적 행동으로 인한 학교 공포분위기 확산으로 학생들에게 끼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교장의 교체를 요구한다”는 진정서를 제출했는데, 이 진정서에 학부모 291명과 학생 140여명이 서명했다.

진정서에 서명한 학부모 C씨는 “전임 교장은 아이가 분실물을 주워서 교장실에 가져오면 칭찬했는데, 이 교장은 분실물을 주워서 가져온 아이에게 ‘감히 함부로 교장실에 들어오느냐’고 호통을 치고 화를 내, 아이가 울면서 나갔다고 한다”며 “오죽하면 아이들이 교장실 앞을 지나가지 못하고 멀리 돌아서 갈 지경이라고 한다. 아이가 집에 오면 늘 교장의 공포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D씨는 “운동부가 전국대회에 나가서 준우승을 해 격려금 40만원을 받아왔는데 칭찬은커녕 격려금 사용 여부를 물어보러간 담당교사에게 학생이 보는 앞에서 ‘이걸 뭐 어쩌라는 거냐’고 면박을 줬다고 한다”며 “그래 놓고 그 돈을 받아 ‘교직원 친목회비로 쓰자’라고 교직원들에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교직원들 반대로 그 돈이 쓰이지는 않고 보관돼있지만 해도 너무한다. 기념품으로 받은 수건과 양말을 교장 임의로 응원 온 교사들에게 나눠줬다는 얘기도 있다”고 한탄했다.

학부모들은 이밖에도 ▲학생들에게 애정과 배려 부족 ▲다중 인격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행태와 인권의식 부재 ▲비민주적 학교경영과 교육수요자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의 불만을 담아 진정서를 제출했다.

겨울방학 후에도 교장이 계속 근무하면 수업을 거부하고, 그래도 안 되면 졸업장 받기를 거부하고 졸업식에 불참하겠다는 게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B 교장에게 졸업장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하는 졸업 예정 학생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학생은 <인천투데이>이 보도한 기사(2017.1.6.)에 “이 교장선생님에게 졸업장을 받는다면 수치스러울 것 같다”는 등의 댓글을 남기며 졸업장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편, B 교장은 시교육청의 감사와 언론 보도 후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부터 교사들을 한 명씩 불러 면담하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하고, 진정서에 서명한 학생들도 부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교사나 학생 색출 관련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렇게 할 경우 징계위원회에서 더 안 좋은 처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 뒤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에 인사 조치 등,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것을 당장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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