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ㆍ법조ㆍ경제ㆍ언론계…인천 최대 친목조직을 아시나요?
정관ㆍ법조ㆍ경제ㆍ언론계…인천 최대 친목조직을 아시나요?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6.11.1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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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중앙정보부가 업무조율ㆍ정보공유 위해 꾸려
‘오피니언리더 모임인가, 로비ㆍ청탁 창구인가?’ 논란

고위급 인사 사교모임…사무국은 시 총무과

▲ 인화회는 인천시장ㆍ인천지방법원장ㆍ인천지방검찰청장ㆍ인천지방경찰청장ㆍ국정원인천지부장ㆍ세무서장ㆍ언론사 사장ㆍ대학 총장ㆍ병원장ㆍ군 사단장ㆍ고위 공무원ㆍ 군수와 구청장ㆍ공공기관장ㆍ기업인ㆍ금융기관 고위 간부 등 220명을 망라한 인천 최대 친목회로, 가입조건과 자격요건을 보면 시민들과 괴리감이 크다. 홈페이지 또한 회원만 접속 가능하다. 지난 1966년 중앙정보부가 업무조율과 정보공유를 위해 조직한 데서 비롯했다.지난 1966년 중앙정보부(국정원의 전신)가 각급 기관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를 조율하기 위해 꾸린 기관장 모임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정보부에서 상공회의소를 거쳐 지금은 인천시 총무과가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지역 정관계ㆍ법조계ㆍ경제계ㆍ언론계ㆍ교육계ㆍ관변단체 등의 고위직 인사들의 사교모임으로 알려진 ‘인화회’의 실체가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모였다고 하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유정복 시장이 회장인 인화회는 인천지방법원장ㆍ인천지방검찰청장ㆍ인천지방경찰청장ㆍ국정원인천지부장ㆍ세무서장ㆍ언론사 사장ㆍ대학 총장ㆍ병원장ㆍ군 사단장ㆍ고위 공무원ㆍ 군수와 구청장ㆍ공공기관장ㆍ기업인ㆍ금융기관 고위 간부 등, 220명을 망라한 친목회다.

지난 1966년 중앙정보부(국정원의 전신)가 각급 기관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를 조율하기 위해 꾸린 기관장 모임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정보부에서 상공회의소를 거쳐 지금은 인천시 총무과가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다.

인화회 회원 구성을 보면, 기업인 89명(40.5%), 고위 공무원 20명(9.1%), 직능단체 대표 20명(9.1%), 공공기관장 17명(7.7%), 금융기관 15명(6.8%), 의료기관장 13명(5.9%), 자치단체장 13명(5.9%), 관변단체 10명(4.5%), 교육기관 9명(4.1%), 군부대 7명(3.2%), 언론사 6명(2.7%), 기타 1명(0.5%)으로 돼있다.

이들은 12개 조로 나뉘어 모임을 운영하는데, 조마다 회장과 총무가 있다. 월 1회 월례회의를 열어 시정홍보 등, 주요 사업을 보고하고, 어떤 사업을 펼칠지 논의한다. 주요 사업으로 섬마을 자매결연, 군 위문, 각종 모금사업, 장학사업 등이 있다.

회칙을 보면, ‘본회는 재인(=재 인천) 공공기관 및 주요단체ㆍ기업체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여론수렴과 정책대안 제시 및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돼있다.

언뜻 보면 인천의 고위 인사들이 오래전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모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02년엔 교회 장로 성가단을 초청한 공연에서 술판을 벌여 구설수에 올랐고, 2007년 태풍 ‘나리’로 수해가 났을 때 인천지방검찰청사에서 바비큐와 술을 곁들인 만찬을 벌여 지탄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 같은 모습이 사라졌지만, 인화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여전하다. 아울러 회원 가입조건과 자격요건, 구성인원을 보면 시민과 괴리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피니언리더 모임인가, 로비ㆍ청탁 창구인가?

게다가 정관계와 법조계, 경제계, 언론계 인사들이 자기들끼리만 정기적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모임이다 보니,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금지하는 부정청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인천의 기업가들은 사정당국을 상대로 한 ‘보험성’ 인맥 구축과 각급 기관과 재계를 상대로 한 ‘사업성’ 인맥 구축을 위해 인화회 가입을 희망한다.

회원이 되면 인천에서 오피니언리더에 속한다는 자부심도 크겠지만, 무엇보다 인ㆍ허가권과 단속권을 지닌 지자체를 비롯해 검찰과 경찰, 세무서 등 사정당국, 심지어 법원과 언론, 금융,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인맥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화회 12개 조 중에서도 사정기관의 장이 속해있거나 시의회 의장 등이 속해 있는 조가 이른바 ‘프리미엄 조’로 불리고, 선호하는 조로 꼽힌다. 하지만 조 구성은 거의 고정적이다.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인화회 회원 가입절차는 까다롭다. 우선 회원 2명이 추천하고, 운영위원회(위원장 정무부시장)의 승인을 받아야한다. 운영위원 3분의 2 이상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입회할 수 있다. 입회비는 500만원이고, 월 회비는 5만원이다.

회원 가입 자격요건은 더 까다롭다. ‘재인 공공기관장 및 주요단체ㆍ기업체의 대표 또는 이에 준하는 사회지도층 인사로서 회원이 되고자 하는 자’여야 한다.

구체적인 자격요건을 보면, 인천에 거주하는 지역의 유지로 ▲인천에 소재한 각급 기관의 장(단, 중앙기관의 산하기관장은 4급 이상 관서장) ▲인천에 소재한 대학 학장급 이상 교육계 인사 ▲인천단위의 민간단체 및 협의회의 장 ▲인천 소재 기업체(공기업 포함) 대표 ▲중앙 금융기관 인천지역 (母)지점 대표 ▲기타 운영위에서 자격이 있다고 인정한 자다. 전체 회원 수는 220명을 초과할 수 없고, 전체 정원의 10% 이상을 여성회원으로 한다고 돼있다.

회비는 주로 인화회 기금 조성을 위한 저축금, 군ㆍ경 위문, 불우계층 위문, 장학금, 무결근 모범회원 기념품 증정, 월례회의 비용 등에 사용된다.

인화회는 올해 ‘1도(島)ㆍ1사(社) 자매결연’ 사업으로 섬마을 일손 보태기, 무료검진 등 의료봉사, 이ㆍ미용 봉사를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섬마을 105개와 회원 61명이 협력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삼계탕 나눔, 해수욕장 환경정화 활동도 펼친다.

“국정농단 사조직과 뭐가 다른가, 해체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과 최근 대통령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맞물려 인화회의 면면이 드러나면서 시민사회단체는 인화회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중앙정보부가 업무조율과 정보공유를 위해 꾸린 조직이 50년 동안 유지됐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라며 “국정농단이 대통령과 비선 사조직에서 비롯했다. 시정이 50년 동안 행정조직에 없는 사조직을 통해 정보 취합과 보고가 이뤄졌다면, 국정농단과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법적 근거가 없이 시 총무과가 인화회 사무국을 담당하는 것은 위법이다. 정관계 대표와 기관장, 기업가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사조직에 시가 행정력을 투입한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라며 “시민과 소통해야할 정무부시장이 심사를 거쳐야만 가입 가능한 ‘특권 사조직’의 운영위원장을 맡는 게 과연 시민들을 위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은 “시민들의 삶과 유리된 1% 특권세력의 밀실기구인 인화회 해체를 요구한다. 우선 유정복 시장은 특권 사조직에 행정력을 동원한 것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당장 회장직을 사퇴해야한다”며 “인화회를 유지할 경우 엄정한 행정적ㆍ법률적 심판을 전개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또한 “지역발전을 위한 여론수렴과 정책제안은 시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시민소통네트워크, 가치재창조범시민네트워크, 현안별 정책협의회, 고위정책협의회 등, 수두룩하다”며 “그들만의 밀실 리그에서 어떤 청탁과 협잡이 이뤄질지 모른다. 김영란법 시대에 역행하는 모임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지역발전은 밀실야합에서 오는 게 아니라, 정치권력과 자본권력, 토호세력에 대한 일정한 견제와 감시, 균형이 살아있을 때 가능하다. 그런데 견제와 감시를 해야할 사정당국은 정관계ㆍ재계ㆍ법조계 등과 조를 이뤄 친목을 도모하고, 심지어 권력을 감시해야할 언론사 사장은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다”며 해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