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사람’ 다수, 국회 (재)입성 도전…“유 시장, 자기사람 적극 추천할 것”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국회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이다. 현직 국회의원 4명도 동반 탈당해 안 의원과 행보를 함께하고 있다. 안 의원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정치적으로 함께 할 수 있다고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안 의원의 원심력이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냐에 따라 내년 총선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한때 안 의원의 정치적 ‘멘토’였고, 박근혜 정부 탄생의 공신 중 한 명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최근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안 의원의 제3당 창당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총선을 앞두고 3당이 창당된 적은 많아도, 성공한 전례가 없다”며 “결국 내년 총선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양당구도 대결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안 의원의 신당 추진은 정치신인들을 불러들일 수도 있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인천 총선도 안개정국으로 빠져들었다. 동반 탈당한 문병호(부평 갑) 의원은 최원식(계양 갑) 의원도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영길 사람들’ 다수 인천서 출마

▲ 송영길 전 인천시장.<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내년 인천 총선은 몇 가지 점에서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한 상황이 있다. ‘송영길 사람들’의 국회 입성 여부다. 송 전 인천시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정치에 입문했다.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등을 거쳐 16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40대 중반에 3선 의원을 역임, 386정치인을 대표했다. 특히 2007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과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하면서 잠룡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2014년 인천시장선거에서 유정복 현 시장에게 패배,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반면, 그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인천에서 재선에 실패했다. 특히 상대가 세월호 참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집권여당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임에도, 그는 패했다.

송 전 시장은 결국 혈혈단신으로 중국에 가서 양안(중국-대만)관계 등을 공부하다가 1년 만에 돌아왔다.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를 열었고,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출마 지역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여당 텃밭으로 가기엔 부담되고, 야당 강세 지역에 출마하기엔 명분이 없다.

그럼에도 측근들의 내년 총선 출마로 지방선거 패배를 추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윤관석(남동 을) 의원이 있다. 윤 의원은 송 시장 체제에서 인천시 대변인을 거쳐 국회에 입성했다. 인천시 재정 문제 해결과 인천아시안게임 개최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문제는 내년 총선이 윤 의원에게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남동<을>에 ‘낙하산 인사’를 공천했고, 이로 인해 현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윤 의원은 겨우 당선됐다. 지역 기반이 아직도 취약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여기다 정의당의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이 남동<을>로 출마할 경우, 윤 의원에게 불리한 구도가 예상된다.

다음으로 이성만 전 인천시의회 의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전 의장은 송 시장 체제에서 호흡을 맞췄다. 송 전 시장의 권유로 잠시 중ㆍ동ㆍ옹진 외유를 떠나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 부평<갑> 도전을 준비했는데, 마침 문병호(부평 갑)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호기를 맞았다. 문 의원의 탈당에 날을 세우며 당원들을 모으고 있다.

허종식(남구 갑)ㆍ박찬대(연수)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도 ‘송영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허 위원장도 송 시장 체제에서 인천시 대변인을 지냈다. <경인일보>와 <한겨레신문> 기자를 지냈기에 누구보다 지역 현안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용일사거리 ~ 동양장사거리의 승기천 구간을 복원하겠다고 들고 나왔다. 남구 도화지구에 인천시청 신청사를 유치하겠다는 주장했다.
회계사인 박 위원장은 정치 신인으로 여당 강세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연수구에서 30~50대 층을 집중 공략하며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소영(여) 변호사가 송 전 시장의 권유로 송도 신도시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비례) 국회의원이 인천과 연고도 없이 송도 신도시에 출마하겠다고 하자, 송 전 시장은 인천 출신인 박 변호사에게 출마를 적극 권했다. 박 변호사는 2004년부터 인천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인천발전연구원 이사, 인천지방변호사 인권위원회 간사, 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인천 유치위원회 간사 등을 맡았다.

‘유정복 사람’ 어디 없소?

▲ 유정복 인천시장.<인천투데이 자료사진>
경기도 김포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해온 유정복 시장은 지난해 초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출마를 결심하기 한두 달 전까지 김포에서 뼈를 묻겠다고 발언할 정도였지만, 당의 요구로 출사표를 던졌다.

열악한 시 재정 상황과 시정을 파악하느라 정당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유 시장은 인천의 새누리당 지형을 본인 중심으로 재편하려하지만, 상황은 만만하지 않다. 유 시장을 적극 돕고 엄호할 정치인이 거의 없다.

인천지역 국회의원 12명 중 새누리당 소속이 6명이지만, 유 시장의 어려운 처지를 적극 돕는 의원은 사실상 없다. 현 사회부총리와 교육부장관으로서 국정의 중요 부분을 담당하는 5선의 황우여(연수) 의원은 내년 총선과 관련해 본인의 코가 석자다. 물갈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재선의 홍일표(남구 갑)ㆍ이학재(서구ㆍ강화 갑) 의원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유 시장의 잠재적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인물들이다. 다음 지방선거 때 인천시장 후보 경선을 한다면, 두 의원이 가장 유력하다는 게 새누리당 내 대체적 의견이다.

인천의 대표적 ‘친박’ 정치인으로 알려진 이 의원은 작년 지방선거 때 시당 위원장직까지 던지면서 인천시장 출사표를 던졌다가 유 시장에게 양보했다. 홍 의원은 인천에서 대표적인 충청권 정치인으로서 차기 인천시장 출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의원은 지역구 현안뿐 아니라, 인천 전역의 현안을 챙기고 있다. 해안경비안전본부 세종시 이전이나 한국지엠 생산물량 축소 문제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여기다 박상은(중ㆍ동ㆍ옹진)ㆍ안상수(서구ㆍ강화 을) 의원이 있는데, 둘 다 유 시장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 박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황이라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여있다. 유 시장이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안 의원은 지난해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서 유 시장에게 패했다. 당 대표 선거에서 김무성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올해 4.29 서구ㆍ강화<을> 재선거에서 공천 받아 재기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윤상현(남구 을) 의원도 유 시장과 정치적 경쟁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유 시장이 인천시장선거에 출마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음 지방선거 때 인천시장 후보군에 속한다. 또한 박 대통령을 사석에서 누님이라 부를 정도 박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당 안에서도 유 시장과 경쟁관계라 할 수 있다.

이밖에 여러 정치 신인이 새누리당 후보로 내년 총선 출마를 원하지만, 유 시장 사람으로 분류되는 정치인은 거의 없어 보인다.

"친박 핵심 유 시장, 총선에서 자기 사람 적극 추천할 듯"

새누리당 소속의 한 인천시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유 시장은 인천의 정치지형을 자기중심으로 재편하려할 공산이 크다”고 한 뒤 “윤(상현) 의원과는 경쟁관계에 놓여 있다. 박 대통령이 유 시장 취임 이후 열 번이나 인천을 방문할 정도로 유 시장을 신임하고 있다. 유 시장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인물을 적극 추천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 관계자도 “송 전 시장 때는 윤관석ㆍ홍영표(부평을) 의원이 시 행정을 돕고, 국비 확보 문제 등을 해결했다. 그러나 유 시장을 적극적으로 돕는 새누리당 의원은 없다”며 “유 시장 입장에서도 자기 사람 몇 명이라도 국회에 입성시키려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유 시장 쪽 관계자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소통은 평소 잘 되고 있는 편”이라며 “굳이 유정복 사람을 따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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