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희망퇴직자 모집

한국지엠이 모(母)기업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쉐보레 임팔라를 수입해 판매하면서 구조조정설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ㆍ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입ㆍ판매함에 따라, 그만큼 생산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고용 불안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인천투데이>은 최근 ‘GM이 한국지엠 생산량을 줄여나갈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지엠은 부평ㆍ군산ㆍ창원공장에 완성차 90만대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완성차 80만대와 CKD(=반조립 제품) 120만대 분량을 생산해오다가 몇 해 전부터 생산량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 마산항에서 수출 선적 대기 중인 쉐보레 스파크.<사진제공ㆍ한국지엠>
<인천투데이>이 최근 입수한 문건(한국지엠 작성) ‘MTP Vehicle Production Volume(SUP+SKD)’을 보면, GM은 한국지엠의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한국지엠에서 2016년 60만 4102대, 2017년 58만 2844대, 2018년 50만대, 2019년 43만 6565대를 생산할 계획으로 나와 있다. 2009년 92만대를 생산한 것을 감안하면, 생산량이 많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만큼 고용 불안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GM이 군산공장에서 생산ㆍ수출한 유럽 물량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군산공장의 고용불안이 심각한 상황이다. 많은 노동자가 일터를 떠났다.

이 문건을 더 보면, 부평공장에선 2016년 약 33만대 생산을 유지하다가 2017년 약 28만대로 줄일 계획이다. 그 이후에도 생산량을 줄이는 계획을 잡았다. 2018년 약 23만대, 2019년 약 17만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부품 납품업체들과 지역경제에 상당한 영향도 예상된다.

이러한 생산량 단계적 감축 계획에 대해 한국지엠 사측은 최근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대상 경영설명회에서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임팔라를 한국지엠이 수입ㆍ판매하는 등, GM이 한국지엠을 전략적으로 키우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황지나 한국지엠 부사장(홍보부문)은 지난 7월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스파크 외에도 하반기 여러 신차 출시를 계획하는 등,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임팔라 때문에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고, 향후 구조조정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생산량 감축 계획 후 사무직 희망퇴직 가동

그러나 <인천투데이>이 지난 11일 입수한 자료를 보면, 한국지엠은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2015년 여러 성과를 이뤄냈지만, 글로벌 경기의 여파,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 구조비용과 같은 우리의 수익성과 관련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지부와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011년 12월 31일 이전 입사자다. 이번 희망퇴직자 모집은 다음달 8일까지며, 퇴직 일자는 1월 31일이다. 1990년 이전 입사자 경우 기준 연봉 3년 치, 1991~99년 입사자의 경우 기준 연봉 2.5년 치, 2000~11년 입사자의 경우 기준 연봉 2년 치를 지급할 계획이다. 공통 사항으로 차량 바우처(퇴직 후 1년 이내 신차 구입 시) 1000만원을 지원하고 학자금 2년 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사무직 대상 희망퇴직을 반복적으로 시행해왔다. 이로 인해 다수 고급 인력이 현대ㆍ기아차와 쌍용차 등으로 빠져나갔다. 여기다 한국지엠은 향후 몇 년 안에 1000명이 넘게 자연 퇴사한다. 숙련노동자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이 없음에도 신규 인력을 제때 뽑지 않고 있다. 피고용인을 줄여나가면서 생산량도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 관계자는 “당연히 희망퇴직 반대한다. 새 사장 취임 후 이루어진 희망퇴직인 만큼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회사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없고, 검토 중인 사안이다”라며 “새 사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