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중동IC 인근에 신세계복합쇼핑몰 추진…지역상권 어쩌나

부평역까지 2.7km, 재벌 유통전쟁에 중소상인 한숨만

경기도 부천시가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나들목 부근에 있는 영상문화단지를 복합쇼핑몰ㆍ호텔ㆍ면세점ㆍ워터랜드 등이 들어설 대규모 복합쇼핑관광단지로 개발하기로 하면서 부천과 부평상권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부천시(시장 김만수)는 원미구 길주로 1(상동 529-2번지) 일원 영상문화단지(=약 38만㎡)를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개발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 대상 부지는 야인시대캠핑장 부지 약 18만㎡이고, 2단계 사업 대상 부지는 아인스월드다. 이 사업은 김만수 시장의 공약사업이다.

부천시는 지난 9월 24일 부천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사업 평가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세계컨소시엄을 1단계 개발 우선협상사업자로 선정했다. 2단계 부지는 아인스월드와 임대계약이 끝나는 2020년 이후 개발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용지 18만 5160㎡ 중 신세계컨소시엄이 개발하는 부지는 수로ㆍ도로ㆍ녹지ㆍ만화박물관 등 공공시설을 제외한 7만 6034㎡다. 신세계컨소시엄은 2018년까지 약 8700억원을 들여 문화ㆍ관광ㆍ쇼핑ㆍ여가시설로 꾸민 수도권 서부지역 최대 랜드마크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ㆍ관광시설에는 미디어전망대ㆍ호텔(27층 규모)ㆍ멀티플렉스(=극장)ㆍ다목적 갤러리 등이 들어서고, 여가시설로는 스포츠센터ㆍ워터랜드, 복합쇼핑몰시설로는 백화점ㆍ쇼핑몰ㆍ전문점ㆍ시내면세점이 들어설 전망이다.

부천시는 신세계컨소시엄과 사업 계획과 추진일정 등을 협의한 뒤, 내년 6월께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해 개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토지매매계약 체결에 앞서 현재 자연녹지로 돼있는 사업용지의 토지용도를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 등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부천영상문화단지는 서울지하철7호선 상동역(부천시)과 삼산체육관역(부평구) 중간에 있다. 게다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이 부천시와 부평구를 잇는 도로와 바로 연결된다.

이처럼 경인고속도로ㆍ서울외곽순환도로로 바로 이어지기에 부천과 부평은 물론 인천 계양구와 남동구를 넘어 경기도 김포시와 시흥시, 서울시 강서구와 양천구에서 차로 20여분 거리라, 신세계컨소시엄 입장에서는 집객과 접근성 확보에 유리하다.

반대로 복합쇼핑몰단지가 들어설 경우, 부천 상권은 물론 인천 상권 전체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부천영상문화단지에서 반경 10km 이내에 서울시 양천구와 강서구는 물론 부천시와 시흥시, 김포시가 포함되고, 인천의 경우 영종도와 연수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이 반경 안에 들어간다.

특히, 부평구의 경우 부평역지하도상가는 직선거리로 2.7km, 부평문화의거리는 2.3km, 부평전통시장은 2.2km에 불과해 복합쇼핑몰단지가 들어설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아울러 반경 5km 안에 있는 인천과 부천의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그리고 대형마트들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코스트코는 반대하면서 신세계복합쇼핑몰은 왜

▲ 신세계컨소시엄이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개발하기로 한 부천영상문화단지 위치. 부평역까지 직선거리가 2.7km에 불과하다.
지역 상권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는 부천시가 지난 4일 개최한 시민정책토론회 때 더욱 불거졌다. 신세계컨소시엄 쪽은 이 토론회 때 부천영상문화단지를 쇼핑과 여가,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부천시가 운영하는 국제 축제 3개를 운영할 수 있는 전망대와 야외공연장 등을 지어 랜드마크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개발경제효과는 고용창출 2만 6000명, 생산유발효과 1조 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부천시 중소상인들은 개발계획이 부천시를 위한 것이지, 부천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중소상인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윤병국 부천시의회 의원은 “지역 상권을 보호한다고 코스트코 입점을 반대하면서 대형 판매 시설을 유치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부천시가 자연녹지를 개발용지로 만들어 부천을 유통자본의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부천시 균형발전사업단장은 “지역 상권 침체를 막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관계 부서와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신세계컨소시엄 쪽은 “기존 유통업체와 경쟁하지 않는,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개발하겠다”고 설득했다.

부천시와 신세계컨소시엄 쪽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 사업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천시가 해당 재산을 매각하려면 우선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야 하고, 시의회에 공유재산매각 승인을 요청해야한다. 시의회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다 인접한 지역에서 반발도 예상된다. 이동주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정책실장은 “부천영상문화단지가 부천 상권을 잠식하는 것을 넘어 인천 상권까지 잠식할 전망이다. 특히 부평구와 계양구 중소상인은 부천 상인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인천과 부천의 중소상인으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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