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2ㆍ부평5 선거구, 20대 총선 대리전 양상

오는 10월 28일 실시하는 재ㆍ보궐선거와 관련해, 인천에선 광역의원 선거구 2곳과 기초의원 선거구 2곳에서 재선거를 치른다. 20대 총선을 8개월 정도 앞둔 상황이지만, 소수 지방의원 재선거라 큰 비중이 없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재선거가 실시되는 4곳의 정치지형을 꼼꼼히 보면, 가벼운 선거가 아니다. 인천에서 10.28 재선거를 치르는 선거구는 광역의원 부평구 5ㆍ서구 2선거구와 기초의원 남구 다ㆍ부평구 나선거구다.

서구 2선거구 경쟁 가장 치열

인천 10.28 재선거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서구 2선거구(검암, 경서, 청라1ㆍ2동)이다. SK인천석유화학 환경 안정성 문제와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은 곳이다.

청라국제도시에 입주한 신규 유권자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활발한 소통을 이루며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서구 2선거구는 국회의원 지역구 서구ㆍ강화군<갑>의 절반을 차지한다. 새누리당 이학재 국회의원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의원의 유력한 경쟁상대는 김교흥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이다. 8개월 후에는 국회의원 선거만 세 번째 맞대결이 예상된다.

둘은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법을 놓고 대립했다. 이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압박하고, 김 위원장은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인천시청 앞 철야농성을 이끌며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매립 영구 종료를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재선의 이 의원은 시청사 이전 문제와 관련해 단식농성까지 했다. 시청사 이전 연구용역에 서구 루원시티를 포함하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때에도 루원시티로 시청사 이전을 주장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시장선거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루원시티에 한류문화창조특구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루원시티에 앵커시설 유치는 필요하지만 재정 여건상 불가능하다며 교육청 이전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치르는 재선거라, 서구 2선거구 재선거는 이 의원과 김 위원장의 대리전 성격이 짙다. 여야의 대결이 만만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영표 의원 조부 친일행적 고백 후 맞는 재선거

부평<을> 국회의원 선거구에 포함돼있는 광역의원 부평구 5선거구(청천1동, 산곡1ㆍ2ㆍ4동)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부평<을> 지역은 인천에서도 야권 지지층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부평 5선거구는 그렇지 않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곳이다. 더욱이 정의당의 김상용 전 부평구의회 의원도 출마하겠다고 밝혀, 야권 지지표 분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홍영표 부평<을> 지역구 국회의원은 얼마 전 조부의 친일행적을 공개 사과했다. 이는 광복 70년,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친일)가 관심을 끌고 있는 속에서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의 조부 홍종철은 1930년 조선총독부 자문기구인 중추원의 참의로 임명돼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관련자 704명에 포함됐다.

홍 의원 조부의 친일행적은 19대 총선을 며칠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당시 홍 의원의 상대 후보인 김연광 후보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시 상당수 유권자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좀 다르다. 이런 홍 의원의 지역구에서 재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또 최만용’…새누리당 부평<을> 또 내홍

새누리당은 8월 30일 부평 5선거구 후보자로 최만용(66) 전 시의원을 결정했다. 여론 조사 방식으로 후보 경선을 치렀지만, 내홍이 따르고 있다. 최 전 시의원이 이번에 출마하면, 시의원 후보로 네 번째 출마다. 구의원 선거 출마까지 합하면 여섯 번째다.

최 전 의원이 계속 출마하는 것이 당원 사이에 논란이지만, 김연광 부평<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태도도 내홍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김 위원장은 2009년 4.29 부평<을> 재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후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 특임장관실 특임실장 등으로 일했다. 2012년 19대 총선 낙선 후에는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런 김 위원장이 이번 부평5선거구 재선거 공천심사에서 특정인을 배제하려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재선거 출마를 희망한 김상재 전 구의원의 입당을 반대했다. 지난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불복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는 게 반대 이유다. 결국 김 전 구의원의 입당은 받아들여졌지만, 경선에선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내년 총선에서 당내 경선을 준비 중인 강창규 전 시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할 때 지역구 관리를 맡은 사람은 이번에 다시 공천된 최 전 시의원이었다. 그래서 당원들 사이에선 최 전 시의원의 공천은 예견됐다.

한편, 당내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한 최종귀 전 시의원은 새누리당을 나와 한나라당에 입당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당내 경선에서 배제되자 탈당이란 강수를 뒀다. 부평 5선거구 재선거는 4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공산이 커졌다.

부평 재선거구 2곳, 내년 총선 민심 엿볼 수 있을 듯

부평의 재선거구 2곳 모두 표심의 향방이 어디로 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부평구는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 대상 지역이다. 인천에서 선거구가 늘 경우 연수구와 함께 먼저 지역구 분구가 예상되기도 한다.

부평구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하나 더 늘어 부평<병>이 생길 경우, 지리적ㆍ생활적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광역의원 부평 5선거구와 기초의원 부평 나선거구(부평2ㆍ6동, 일신동)의 일부가 부평<병>에 편재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에 이번 재선거 결과로 향후 부평<병>의 민심도 예측해볼 수 있다.

한편,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8월 30일 부평 5선거구 최만용(66) 전 시의원, 서구 2선거구 문현주(54ㆍ여) 전 구의원, 남구 다선거구 배세식(60) 전 구의원, 부평구 나선거구 이익성(52) 전 구의원을 각각 공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은 지난 1일에 10.28 재선거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윤관석 국회의원)를 구성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