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특별단체교섭 요구

글로벌 생산체계를 갖춘 지엠이 한국지엠을 ‘단순 생산하청기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정종환ㆍ이하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엠은 지난 1~2년 사이에 차세대 크루즈를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한국지엠에 고용불안이 몰려왔다. 유럽시장에서 팔리는 쉐보레 차량의 90%를 한국지엠에서 생산해 수출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의 주력 차종인 크루즈를 생산하는 군산공장을 비롯해 부평2공장의 가동률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한국지엠은 지난 6일 경영설명회를 열고 몇 달 동안 소문으로 돌았던 군산공장 1교대제 전환을 노조에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2017년으로 예정된 신차 크루즈(D2LC) 양산에 따른 시설과 준비 투자비를 지엠에서 최종 승인받기까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지엠은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던 말리부 후속모델 엡실론(E2SC) 생산을 부평1공장에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부평2공장의 생산물량 감소에 따라 1ㆍ2공장을 통합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지엠이 한국의 생산물량을 계속적으로 줄여나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군산공장 1교대제 전환과 말리부 후속 모델 부평1공장 생산은 노동자들의 고용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다.

노조, 고용위기 분쇄투쟁 선언…특별교섭 요구

고용문제와 직결된 두 사안을 놓고 고민한 노조는 지난 26일 고용위기 분쇄투쟁을 선언했다.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 19일 열린 36차 대의원대회에서 특별단체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지엠 단체협약은 노사 중 한 쪽이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할 경우 5일 이내에 개최하게 돼있다.

노조는 ▲고용안전협약 체결(향후 10년간 정리해고와 공장폐쇄를 하지 않음) ▲희망퇴직 실시 시 노조와 사전 합의 ▲부평공장 차세대 말리부 생산과 물량 확보 ▲임파라 부평2공장 직접 생산 ▲엔진과 미션 신규 프로젝트 투입 ▲군산공장 물량 확보 등을 특별교섭에서 다루자고 결정했다.

정종환 지부장은 “부평2공장을 순회한 결과, 임금을 동결하더라도 생산물량 확보에 집중해 달라는 의견을 수렴했다”며 “회사는 ‘올해 임금ㆍ단체협약 협상에서 노사 합의 없이 말리부 후속모델의 조립1부 생산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고 밝혔다.

정 지부장은 지난 27일 특별 성명서를 통해 “군산공장과 부평공장 조립2부, 엔진공장에 잠복하는 고용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 전 간부가 사활을 걸고 막아나겠다”고 했다. 말리부 후속모델 생산을 위한 부평1공장 공사 계획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조의 강경모드 전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노조는 2012년 4월과 2013년 1월에 특별단체교섭을 통해 사무직 단체협약 동일 적용과 미래발전전망, 고용안전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경영권을 이유로 노조의 요구를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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