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경인아라뱃길②] 녹조현상 원인인 조류농도, 관리목표기준치 초과
수자원공사 개선대책 수립에도 환경단체 ‘의구심’

▲ 경인아라뱃길은 인천 서구 오류동(서해)에서 서울 강서구 개화동(한강)까지다. 주운수로의 길이는 18km(폭 80m, 수심 6.3m)이며, 주운수로 중 14km는 홍수 시 방수로로 사용된다.

2009년 5월 착공된 경인아라뱃길(이하 아라뱃길)이 개통된 지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라뱃길의 경제적 타당성과 환경파괴 논란은 사업 착수단계부터 심각했다. 2조원 이상이 투입됐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함께 10조원 이상이라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천문학적인 빚을 초래했다.

아라뱃길의 경제성 분석을 위한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은 조사할 때마다 널을 뛰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용역 조사 때는 B/C 1.49로 나왔다.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는 의미다. 부대사업까지 추진할 경우 B/C 3.2까지 나왔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때 감사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경제성 분석에서는 B/C 0.76~0.93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노무현 정부는 경인운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실시된 용역 조사에서는 B/C 1.76이 나왔다.

출발부터 잘못된 아라뱃길의 수질은 ‘낙제점’

4대강의 녹조현상이 매해 되풀이되고 있는 가운데, 아라뱃길 수질 역시 낙제점을 받고 있다. 아래밧길 수질 악화의 주범은 수도권매립지의 침출수와 굴포천의 오염수로 분석된다. 지난 13일, 한강에서 출발한 배를 타고 인천 서구 ‘아라 서해 갑문’까지 가면서 목격한 아라뱃길의 물은 한강과 비교해 녹조현상이 심했다.

침식을 막기 위해 아라뱃길 주변에 설치된 호안들이 녹색 빛을 띠었다. 육안으로 봐도 물의 상태는 심각했다. 녹조 등의 원인이 되는 클로로필-a의 평균 농도는, 수자원공사의 몇 차례 조사에서 기준치를 몇 배 초과했다. 녹조현상의 원인인 조류농도(Chl-a)가 관리목표 기준치를 초과해 나오고 있다.

수면에는 부유물질이 많아 물속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태다.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수로 주변에는 영양염류(=인이나 질소 성분의 오염물질)가 많은 곳에서 자생하는 구멍갈파래의 모습도 확인됐다.

▲ 아라뱃길에는 수중폭기 6개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수중폭기는 수중 산소 공급과 상하층 순환으로 조류 발생을 억제하는 기계다.
또한 지난 5월, 아라뱃길의 인천시 계양구 장기동 지점에서 총대장균군(群)을 측정한 결과 100㎖당 2만 9000마리가 검출됐다. 이 수치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수질인 2급수 기준(100㎖당 1000마리 이하)을 30배나 초과한 것이다. 계양구 장기동 지점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매달 기준치를 넘어선 대장균이 측정됐다.

인천녹색연합이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3 아라뱃길 사업 사후환경영향조사 통보서’를 보면, 아라뱃길 준공 이전인 2011년 지하수 염분도는 0.122~0.403psu였으나, 2013년에는 0.383~0.788psu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주말마다 아라뱃길 주변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김아무개(38)씨는 “올해 유난히 가뭄이 심한 거 같은데, 종종 물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며 “그냥 눈으로 봐도 물 색깔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서도 물속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질 문제가 매해 지적되자 수자원공사는 수질관리대책을 세웠다. “민관공동 수질조사단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는 대부분 관리목표에 만족한다”며 “다만 조류농도(Chl-a)가 관리목표치를 초과한 만큼 중ㆍ단기적으로 수질 개선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수 소통 확대와 수중폭기 등 수질관리시설을 집중 가동해 조류 발생을 억제하고, 수질 자동모니터링 시스템 운영으로 수질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단기적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유수 소통 확대는 서해와 한강 물의 유입을 확대, 아라뱃길의 물 흐름을 빠르게 해 조류성장을 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중폭기는 수중 산소 공급과 상하층 순환으로 조류 발생을 억제하는 기계로, 아라뱃길에는 6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수자원공사는 장기적으로는 지역 학계와 협력해 아라뱃길 유입 오염원 관리방안을 연구하고,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수질관리협의체를 운영해 유역 오염원 관리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자원공사의 이런 계획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아라뱃길은 계획 자체부터 잘못됐다. 해수 유입으로 인한 지하수 염분 오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수자원공사는 이를 묵인했다”며 “수자원공사는 인천시나 시민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시급히 찾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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