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에 “큰아이 진학 위해 서울로 이사” 적혀 있어
이본수 캠프 “자서전에 두루뭉술 표현, 오해일 뿐”

이본수(전 인하대학교 총장) 인천시교육감 후보의 자녀 3명이 모두 서울의 유명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인천투데이>의 보도(관련기사 2014.5.26.)와 관련, 이본수 후보 캠프에서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의 자서전 ‘손가락이 열 개라 다행이다’를 찾아본 결과,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로 이사 간 것이 아니다’라는 해명과는 다른 내용이 실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 캠프는 여전히 거짓 해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공직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교육감은 도덕성이 강조된다. 때문에 이본수 후보도 평상시 자신이 도덕성과 청렴성을 가진 후보자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14일 서구문화회관에서 열린 ‘서구 교육정책 합동토론회’에서도 “선생은 신부 다음으로 청렴해야하는 사람인데, 선생 중의 선생인 교육감은 더욱 청렴해야하며 윗사람이 도덕적으로 깨끗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본수 후보의 거짓 해명에 대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본수 후보는 인천에서 살다가 딸 셋이 각각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89년에 서울로 이사를 갔으며 세 딸은 모두 서울의 유명 특목고를 졸업했다. 이 후보는 2006년 인천으로 다시 이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인천투데이>의 ‘교육감 후보 희망자 릴레이 인터뷰’ 때 “대학에서 직접 가르쳤던 학생들의 교육도 성공한 것처럼 자녀들의 교육도 잘 시킨 것”이라며 “대부분 공부 잘하면 서울로 가지 않나? 공부를 잘해도 불안하니 집사람이 조금 더 공부를 경쟁적으로 하는 곳에 가자고 해, 이기지 못하고 서울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난 26일 “큰딸과 둘째딸은 서울에서 고교를 배정받으려면 2~3년을 기다려야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특목고를 지원한 것”이라며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로 이사 간 것도 아니고, 당시 특목고가 경쟁력이 높은 곳도 아니었다”고 릴레이 인터뷰 때와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또한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내용을 보도한 다른 언론에는 “1989년에 사모님이 다치면서 부득이 서울 작은 동생 집에 기거하게 됐고, 당시 큰딸이 고1이어서 외고로 진학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만약 서둘러 입학하지 않았다면 2년을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상황이었고 당시 중학교 2학년인 둘째도 비슷한 이유로 외고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자서전인 ‘손가락이 열 개라 다행이다’를 확인한 결과, 이 해명은 거짓이었다.

▲ 이본수 인천시교육감 후보의 자서전 '손가락이 열개라 다행이다'의 일부 페이지 갈무리 사진. 빨간 밑줄로 그어진 부분이 자녀 교육과 관련한 내용이다.
이 책 134쪽을 보면 ‘큰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외고로 전학을 했다. 작은 누님이 마침 그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해서 큰아이는 작은 누님 댁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이때 어머니도 작은 누님 댁으로 옮겨가서 큰아이의 뒷바라지를 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이 책 141쪽에는 ‘우리가 큰아이 진학을 위해 서울로 이사를 왔을 때에도 둘째는 중학생이라 국가의 의무교육기간에 해당되므로 당연히 집근처 학교를 배정받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뜻밖에 학교 정원이 넘친다는 이유로 용산구 청파동의 ○○여중으로 전학이 됐다’고 돼있다.

언론에 해명했던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로 이사 간 것이 아니고, 사모님이 다쳐 부득이 서울 동생 집에 기거하게 됐으며, 어쩔 수 없이 특목고로 가게 됐다’는 말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이본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직접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로 이사 간 것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이사를 하게 된 것이고, 큰딸과 둘째딸은 특목고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보내게 됐다’고 했다”며 “다시 확인해보니 ‘사모님이 다친 것과 이사 간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후보가 20년이 넘은 일이라 기억하기 어려울 것이고, 자서전에는 내용이 두루뭉술하게 표현돼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투데이>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인천시교육감 선거 후보 희망자 릴레이 인터뷰’에서 자녀 출신 학교 등을 물어 이를 보도했다. 인천의 학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원인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의 타 지역 유출’이 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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