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 위해 서울로 이사? … 인천시교육감 후보자격 두고 논란

▲ 지난해 11월 27일 진행한 '인천시교육감 선거 후보 희망자 릴레이 인터뷰'에서 이본수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추대전국회의’가 보수단일후보로 선정한 이본수(전 인하대학교 총장) 인천시교육감 후보의 자녀 3명이 모두 서울의 유명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교육을 책임지겠다고 교육감에 출마한 후보가 자녀 교육을 서울에서 시킨 것이라 자격 시비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투데이>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인천시교육감 선거 후보 희망자 릴레이 인터뷰’에서 자녀 출신 학교 등을 물었다. 인천의 학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원인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의 타 지역 유출’이 꼽히기 때문이다.

인천 교육을 살리겠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교육감 후보들의 자녀가 어디서 학교를 다녔는가는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관심 사항이 될 수 밖에 없다.

‘릴레이 인터뷰’ 녹취 내용을 확인한 결과, 김영태(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 후보의 외동아들은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모두 인천에서 나왔다.

안경수(전 인천대학교 총장) 후보는 1녀1남을 뒀는데, 딸은 초ㆍ중학교를 인천에서 나온 뒤 서울에 있는 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안 후보는 “일부러 서울에서 공부를 시키려했던 것이 아니라 성적 문제로 인천에 있는 학교를 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들은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모두 인천에서 나왔다.

이청연(전 인천시자원봉사센터 회장) 후보의 외동딸은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모두 인천에서 나왔다.

반면, 이본수 후보는 인천에서 살다가 딸 셋이 각각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89년에 서울로 이사를 갔다. 세 딸은 모두 서울의 유명 특목고를 졸업했다. 이 후보는 2006년 인천으로 다시 이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릴레이 인터뷰’ 때 “대학에서 직접 가르쳤던 학생들의 교육도 성공한 것처럼 자녀들의 교육도 잘 시킨 것”이라며 “대부분 공부 잘하면 서울로 가지 않나? 공부를 잘해도 불안하니 집사람이 조금 더 공부를 경쟁적으로 하는 곳에 가자고 해, 이기지 못하고 서울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인천의 학력 향상 방안을 묻는 질문에 “학업성취도가 높고 능력 있는 학생들이 인천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 왼쪽부터 이본수, 김영태, 안경수,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후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상대 후보들은 일제히 이본수 후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김영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녀 교육을 위해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만, 교육감은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인 부분까지 책임져야하는 자리이기에 나 같으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교육감 후보로서 부적합한 것 아닌가? 이율배반이다. 김영태 후보는 지금까지 인천 교육현장을 꿋꿋하게 지켜온 후보”라고 말했다.

안경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과거에 걸어온 길을 보면 앞으로 공약이나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되짚어볼 수 있지 않겠나?”라며 “이런 부분은 유권자들에게 반드시 알려져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청연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본수 후보는 인천에서 초ㆍ중등 교육을 가르치지도 않았고 학부모의 입장도 되지 않았는데 교육감 후보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인천 교육을 살리겠다는 후보가 자녀들은 서울에서 교육시켰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본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26일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큰딸과 둘째딸은 서울에서 고교를 배정받으려면 2~3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특목고를 지원한 것”이라며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로 이사 간 것도 아니고, 당시 특목고가 경쟁력이 높은 곳도 아니었다”고 릴레이 인터뷰 때와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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