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호텔 특혜 의혹’ 보도자료 배포…상당 부분 허위사실
호텔 소유주, “친기업 내세운 새누리당, 성실한 기업인 죽여”

▲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 쪽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역풍을 맞게 생겼다.

유 후보 쪽은 27일 ‘카리스호텔 특혜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 보도자료를 통해 유 후보 쪽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를 공격했다.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2014.9.19.~10.4.) 개최에 따른 부족한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외국관광객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부평구 부평관광호텔과 계양구 카리스호텔 부지를 준주거 또는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줬다.

하지만 유 후보 쪽이 낸 보도자료의 상당 부분이 허위 사실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카리스호텔은 “민·ㆍ사상 소송뿐 아니라, 허위 사실을 유포한 유정복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유정복 선거 캠프, 사실 확인 안 된 보도자료 배포

유 후보 쪽은 송영길 후보가 시장으로 재임하던 2012년, 계양구 작전지구 7만 8000여㎡에 대한 용도변경을 승인해 카리스호텔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토지의 용도 변경을 통해 용적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호텔에 특혜를 줘 엄청난 지가 상승이 뒤따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자료 내용의 한 대목을 보자.

“카리스호텔이 용도 변경 후 1년이 넘도록 증축을 위한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고, 최근에 들어서야 건축 허가를 신청하고 부지 주변에 펜스를 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지주들과의 갈등으로 터 파기는커녕 부지 매입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시안게임 전 준공은 이미 오래전에 물 건너간 것으로, 이는 호텔 측이 당초부터 증축 따위는 관심도 없이 시세차익 혜택만 누리겠다는 심보는 아니었는지 의심하게 한다. 이 호텔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송영길 후보의 측근 중 한 명인 L씨다”

이어 유 후보 쪽은 “인근의 땅 일부도 송 후보의 또 다른 측근인 K씨 소유고, L씨는 인천시도시계획위원으로 당시 용도 변경을 승인하는 회의에 참석해 제 땅을 제 손으로 변경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 후보 쪽은 “L씨와 K씨는 소유 부지의 용도 변경으로 ‘대박을 쳤다’”고 한 뒤 “주고받는 게 정이라는데, 이런 큰 선물을 아무 대가없이 받았을까”라고 했다. 이어 “송 후보가 시장 재임 시절 아시안게임을 명분으로 측근들의 배만 불려주었다는 의혹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도자료의 이러한 핵심 내용은 사실이 아니어서 오히려 역풍이 예상된다.

먼저 유 후보 쪽이 주장한 호텔 부지 일대는 1997년 국토해양부 장관이 승인한 ‘2011년 인천도시기본계획’상 공업용지에서 주거용지로 변경된 지역이다. 또한 인천시는 아시안게임의 숙박시설 확충과 작전역 역세권 활성화 차원에서 용도 변경을 추진했으며, 2012년 5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관광숙박시설 확충과 공공시설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용도변경(안)을 가결했다. 기부채납을 통해 특혜 소지를 없앤 것이다.

해당 부지의 2013년 공시지가는 1㎡당 평균 266만원으로 2012년 대비 2.4% 상승하는 수준에 그쳤다. 더욱이 현재 용도 변경된 부지 주변 토지와의 문제로 건축행위를 진행하지 못한 채 기존 호텔 건물을 수직 증축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5월 15일 현재 공정률 63%를 보이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와 S여행사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카리스호텔의 객실 150실을 사용하기로 예약한 상태다.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는 국내외 심판 다수가 이 호텔에 머무를 예정이다. 유정복 후보 쪽이 “부지 매입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한 호텔은 카리스호텔이 아니라 부평지역에 있는 호텔이다.

▲ 유정복 후보 쪽은 ‘카리스호텔은 용도 변경 후 1년이 넘도록 증축을 위한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고, 최근에 들어서야 건축 허가를 신청하고 부지 주변에 펜스를 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리스호텔 증축 공사는 현재 공정률 63%를 보이고 있다.
공정률 63%인데, 카리스호텔 쪽 ‘황당’

게다가 카리스호텔의 실질적 소유주는 L씨가 아니라 B씨다. B씨는 <인천투데이>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족이 지분을 100% 소유했다고 밝혔다. 유 후보 쪽이 ‘이 호텔의 실질 소유주는 송 후보의 측근 중 하나인 L씨이다’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인 셈이다.

이와 관련, 유정복 후보 대변인은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 통화에서 “기존에 나왔던 기사들을 종합해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해명했다. <인천투데이>이 “사실 확인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재차 지적하자, “확인하겠다”고만 말했다.

이 대변인은 약 2시간 후 “오전에 보내드린 ‘카리스호텔 특혜 의혹 보도자료’는 추후 수정돼 재 배포될 예정이니 참고 부탁한다”고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일부 인터넷 매체는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유 후보 쪽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이미 보도한 뒤였다.

호텔 실소유주 B씨는 <인천투데이>과 한 인터뷰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역에서 평범하게 사업하는 사람이다. 2013년에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이 호텔 증축과 관련해 온갖 의혹을 제기했지만, 어떠한 조사도 사법적 처벌도 없었다”고 한 뒤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 쪽이 또 의혹을 제기했지만, 허위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친(親)기업을 내세우는 새누리당이 우리같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기업인을 이렇게 죽일 수 있느냐”며 “기자, 지인들에게 걱정하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호텔 이미지는 엉망이 됐는데도 유정복 후보 쪽 관계자는 내가 전화해 항의하자 ‘일부 오해가 있었다’는 식의 변명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했다. 또 민ㆍ형사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송영길 후보를 향해 각종 의혹을 제기한 유 후보 쪽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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