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국회의원, 지엠 본사 방문해 스테판 자코비 부회장과 면담

▲ 홍영표 국회의원.
“제너럴모터스(이하 지엠) 경영진은 한국에 대해 대단히 오해하고 있었다. 충분히 이해를 시켰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지엠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포기하지 않고, 한국 미래에 대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월) 14일 스테판 자코비 지엠 국제담당 부회장이 한국지엠 이사회에 참석하고,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과 정종환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과 회동하기로 했다. 생산물량과 고용불안 문제 등을 논의할 것 같다”

한국지엠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용접공 출신인 민주당 홍영표(56ㆍ부평구 을ㆍ사진) 국회의원은 최근 불거진 한국지엠의 생산물량 축소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지엠 본사를 찾아가 스텐판 자코비 지엠 국제담당 부회장(Executive Vice President-Consolidated International Operrations), 호샤 사장, 지엠 정부관계담당 부회장과 만나 한국지엠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홍 의원은 “잡코비 부회장은 지엠이 한국에 확신을 갖기 어려운 이유로 한국 정부의 정치ㆍ정책적 불확실성과 노사관계 불안정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잡코비 부회장이 말한 정치ㆍ정책적 불확실성은 통상임금 등 기업 경영에 관련한 한국 정부 정책과 제도의 일관성 부족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한국 정부 정책의 불안정성은 통상임금과 라보ㆍ다마스 생산 중단으로 대표되는 문제이다. 통상임금 문제는 어떻게 보면 한국 정부가 법원에 요청해 한국지엠의 손을 완전히 들어준 것’이라고 지엠 쪽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지엠 노조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는 ‘지엠이 대우차를 인수한 지 10년이 됐지만, 10년간 파업한 일수가 10일 내외에 불과해 전투적인 노조로 인해 생산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엠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인해 수조원에 이르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지엠이 대우차를 인수한 이후 실적을 보면 한국지엠 임직원의 경쟁력은 쉽게 확인할 수 있으나, 금융위기 당시 환헷지 잘못으로 인한 3조원 손실과 유럽시장 진출로 인한 2조원 손실, 통상임금 관련 우발채무 8000억원 등 경영상 문제가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이번 면담에 대해 “한국지엠의 경쟁력과 노사관계 등에 대해 지엠 본사가 가지고 있는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건설적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래는 홍 의원과 한 인터뷰 전문이다.

▶ 이번 지엠 본사 방문은 어떤 목적이었나?

= 한국지엠이 생산하던 주력 차종이 유럽시장에서 철수하고 그로 인한 고용불안이 확대돼 방문했다. 12월 호샤 사장을 만나 본사 최고 책임자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의견을 타진했다. 잡코비는 작년 8월 지엠 국제담당 부회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지엠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과 중동 등 100개국의 생산과 판매 등을 총괄한다.

▶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물량 축소와 고용불안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잡코비는 한국에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이유로 정치ㆍ정책적 불확실성과 노사관계 불안정을 들고 나왔다.

정책적 불확실성은 통상임금 등 기업 경영에 관련한 정책과 제도의 일관성 부족에 대한 지적이었다. 예측 가능한 기업환경 조성과 정부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잡코비 부회장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 정부들이 기업과 소통하면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한국의 ‘전투적인 노조’가 회사에 적대감을 가지고 있어 노사관계가 굉장히 불안정한 것이 자신들이 사업하는 데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 이러한 주장에 대해 뭐라 했나?

= 정책적 부분은 통상임금 문제와 라보ㆍ다마스 생산 문제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뿐 아니라 국회는 한국지엠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상임금 문제는 우선 국내 현행법에 근거한 것이지만, 대법원이 정부 요청을 들어 한국지엠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보와 다마스 생산 연장도 국내 환경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일자리를 지키자는 차원에서 정부가 결단을 내렸다고 설득했다. ‘전투적인 노조’에 대해서도 오해를 풀어줬다. 지엠이 대우차를 인수한 10년 동안 부분파업 시간을 합쳐도 10일 내외로 파업 일수가 적다. 지엠이 지나치게 예민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지엠은 한국지엠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주된 이유는 지엠의 경영적 판단 실수가 컸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당시 환헷지 잘못으로 적자 3조원이 발생했다. 쉐보레의 유럽 진출이 위험하다는 전문가 지적을 무시하고 진출해 2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국지엠 초기 2~3년 빼고 매해 5000억~6000억원씩 순이익이 발생하는 등 한국지엠의 경쟁력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노사관계는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해결될 수 있다며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노조는 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고, 회사는 노조를 강경노조로만 인식하는 등 ‘치킨게임’과 같은 대결은 올바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설득했다.

지엠 쪽은 ‘한국 비즈니스를 포기하지 않고, 한국지엠이 지엠 안에서 중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고, 한국 미래에 대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2월 14일 잡코비는 한국 이사회에 참석하고, 호샤 사장과 정종환 지부장 등과 4자 회담을 하기로 했다.

▶ 메리바라 지엠 회장이 한국에 직접 올 수 있나?

= 지엠은 주주총회를 열어야한다. 이번에 메리바라를 만나고 싶었지만, 현재 내정자 신분이다. 정식 임명이 안 된 상태다.

▶ 지엠 호주 공장 폐쇄로 한국으로 생산물량을 이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 노사 간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엠이 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한국지엠 발전을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노사 간에도 진정성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지엠이 미래에 대해 어떠한 비전도 제시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대응도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진정성 있게 건설적 대안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지엠의 생산능력은 유럽의 거의 두 배가 된다. 문제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이 중소형 차량이다 보니 이익이 크게 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에서 생산한 트랙스 차량의 생산품질이 지엠 내에서도 1등을 차지했다. 그만큼 한국지엠이 가진 조립기술, 품질관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지금은 한국지엠이 가진 잠재력이 무엇인지 평가하고,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지엠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노사관계는 자연히 안정되고, 한국 정부와 의회, 지자체 등이 한국지엠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

▶ 14일 4자회담에선 어떤 것이 논의될 것 같은가?

= 그날은 구체적 결론을 합의하는 모임은 아닐 것이다. 좀 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서로 확인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 잡코비 부회장이 한국에 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 한국지엠 이사회에 참석하고, 누군가를 만나면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제시하지 않을까 한다.

▶ 박근혜 정부가 외국자본인 지엠에 끌려 다니는 인상을 준다.

= (통상임금에 대해) 대법원이 판결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로비가 있었다고 본다. 지엠 입장을 100% 반영해 판결한 것이다. 나 같은 노동 전문가가 볼 때 말도 안 되는 판결이었다. 신의성실의 원칙도 위배한 것이다. 상식적 판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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