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음식배달 자영업자들, 롯데리아ㆍ맥도날드 앞 집회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유통재벌들의 횡포에 맞서 싸우던 자영업자들이 이제 대기업 패스트푸드점과 싸움을 시작했다.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인천 서구 연희ㆍ심곡ㆍ검암동 지역 음식배달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조합원 50여명은 4일 오전 롯데리아 연희점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조합원 외에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회장, 이광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 구재용 인천시의회 의원 등도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대기업 패스트푸드점들의 영업방식이 무자비한 공룡처럼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며 “이들의 24시간 영업과 배달으로 매출이 10~30%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 지역은 관공서도 많고 학교도 9곳이나 돼 가끔 나오는 단체 주문은 가뭄에 단비처럼 장사할 맛나게 하는 활력소였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들의 24시간 영업과 배달로 단체주문은 거의 끊겼다. 패스트푸드점들의 오토바이만이 쉴 새 없이 단체주문 배달을 하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웬만한 피자점이나 치킨점은 배달원 한두 명을 뒀으나, 지금은 부부끼리 해도 인건비를 건지기 어려워 다른 돈벌이까지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꽤 있던 야식업소가 몇 년 사이 점점 줄더니 지난 10월 말에는 마지막 야식집이 문을 닫았다.
이들은 야식업소를 밀어낸 장본인이 24시간 배달하는 패스트푸드점들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 패스트푸드점 때문에 지역 음식배달 자영업자들이 모두 내몰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회장은 “24시간 배달영업은 야간노동으로 노동자들의 건강을 악화하는 행위라서 더 위험하다”며 “자영업자들의 투쟁으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확대하는 규제 법안을 만들 수 있었다. 투쟁으로 24시간ㆍ배달 영업을 중단시키고 관련법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롯데리아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마친 이들은 맥도날드 연희점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갔다.
한편, 지난 10월 초 <오마이뉴스> 보도를 보면, 24시간 패스트푸드 매장이 처음 생긴 것은 2005년으로 맥도날드가 시작했다. 이후 롯데리아와 버거킹, 케이에프시(KFC)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올해 9월 현재 맥도날드는 전체 매장의 85%, 롯데리아는 24.2%, 버거킹은 31.3%, KFC는 24.7%를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배달영업은 2006년 맥도날드가 처음 도입했으며, 롯데리아(2010)와 버거킹(2013)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