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ㆍ정비지회와 현장조직, ‘부결’ 움직임

한국지엠 노사가 2014년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23일 도출했다. 하지만 회사 장기발전 전망과 주간연속2교대제와 관련해 노조원들의 불만이 많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해 임금ㆍ단체협상 1차 잠정합의안이 노조원 80%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노사는 2014년도 임금과 관련해 27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지부장 민기ㆍ이하 지부)는 24일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어 이 잠정합의안의 내용을 보고했다.

지부 집행부, 많은 것 얻어냈는데...

노사는 기본급 9만 2000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600만원(연말)과 격려금 400만원(타결 즉시) 지급 등을 합의했다. T/C(조립라인)수당 1만원 인상도 합의했다. 또한 주간연속2교대 ‘1조 8시간 / 2조(8+1)시간’ 근무와 생산장려수당 16만원 지급, 상시주간근무자 월 18시간 연장근무 보장 등을 합의했다. 주간연속2교대와 관련한 합의 내용은 현대자동차노조에 비해 밀리지 않는 성과라 할 수 있다.

회사의 미래발전 전망과 관련해서도 부평공장은 감마MCM과 차세대 엡실론, 차세대 SUV 등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군산공장은 델타MCM과 차세대 캡티바를 생산하기로 했다. 군산공장 정상 운영을 위해 ‘노사 공동위원회’ 구성도 합의했다. 창원공장은 경차 전기차 BEV, 차세대 경차 M2XX와 SGC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노사는 ‘인위적인 정리해고를 실지하지 않는다’와 ‘2011년도 성과급 감액(사무직 해당) 분 전액 지급’을 합의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지부 집행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지엠으로부터 생산물량 축소 방침을 통보받은 군산공장 조합원들이 잠정합의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고세훈 군산지회장은 24일 성명을 통해 “군산공장 발전 전망 없는 합의안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산지회는 “생계를 위해 금액적인 부분도 중요하고, 야간노동을 철폐하고 건강권을 사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 뒤 “(하지만) 미래가 있는 일터가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것이며, 일터가 사라진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비부품지회도 “전체가 아닌 한쪽에 집중된 임금투쟁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주간연속2교대제와 관련한 합의 내용이) 상시주간조합원에게는 혜택이 없다”고 밝혔다. 정비부품지회는 서비스수당 신설 등을 요구했지만,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에 따른 근무 형태와 임금 보전 방식이 쟁점이 되면서, 노사 협상에서 주요하게 논의되지 않았다.

군산ㆍ정비지회와 현장조직, 반대 의사 밝혀

여기에 핵심 조합원들이 모여 있는 현장조직들도 잠정합의안 부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취재한 결과, 최대 계파로 알려진 현장조직 3개가 잠정합의안을 부결하기로 했다. 현장조직 ‘자주민주투쟁위원회(이하 자민투)’와 ‘전진하는 노동자회(전노회)’가 공개적으로 잠정합의안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함성’도 부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투 소속 한 조합원은 “여름휴가 전에 임금협상을 타결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완전월급제가 전제되지 않는 연속2교대에 대해 조합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군산공장의 장기발전방안도 미흡하다”고 부결 이유를 밝혔다.

함성 소속 조합원도 “제일 중요한 장기발전 전망과 관련해 추상적인 말로만 가득하다. 임금 후퇴 없는 연속2교대도 제대로 관철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무지회는 “인위적인 정리해고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고용안정협약만을 제시했다”며 “장기발전 계획 없는 고용안정 약속이 언제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일부 조합원은 노조 홈페이지에 잠정합의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글들을 연이어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부 관계자는 “장기발전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부가 장기적으로 풀어야할 숙제다. 아쉬움도 많지만, 지부로서는 최선을 다했다”며 “연속2교대제의 성과는 현대차노조에 비해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성과다. 성과급 1000만원은 대우차가 잘 나갈 때도 얻지 못한 것이다. 조합원의 판단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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