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발전전망ㆍ주간연속2교대제 임금보전 방안’ 쟁점

한국지엠 노사가 2013년도 임금 협상을 위해 19일부터 집중 교섭했지만, 교섭이 결렬되면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여름휴가 전에 협상이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한국지엠의 임금 협상이나 임금ㆍ단체협약 협상은 여름휴가 전에 타결됐다. 특히 올해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이하 노조) 차기 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노사 모두 조기에 임금 협상이 완료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 2013년 임금인상 투쟁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사진 출처ㆍ한국지엠지부 홈페이지>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13만 498원 인상, 성과급 330%+600만원 지급, 가족수당과 T/C(조립라인)수당, 사무직 조직관리ㆍ조사연구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다. 또한 장기발전전망으로 공장별 신차 투입, 신형 엔진ㆍ미션 생산, 연구ㆍ개발기능 확대, 내수 확대 방안, 고용안전 협약 체결, 주간연속2교대제ㆍ월급제 시행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7만 5000원 인상, 임금 협상 타결 즉시 격려금 400만원 지급, 연말 성과급 200만원 지급, T/C수당 1만원 인상 등을 제시했다. 또한 신제품 투입ㆍ생산에 대한 변동사항 공유와 제품 유치ㆍ물량확보 방안 모색, 신제품 투입ㆍ판매 네트워크 개선을 통한 내수 증대 등을 제시했다.

19일 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투쟁지침을 통해 19일 야간 6시간 파업, 22ㆍ23일 주야간 각각 4ㆍ6시간 파업을 결정했다.

“문제는 장기발전이야, 바보야”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빌 클린턴 후보는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선동 문구를 전면에 내세워 당시 현직 대통령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누르고 승리했다. 경제문제를 유권자에게 쉽게 전달한 것이다.

한국지엠의 생산물량과 장기발전전망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엠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의 생산물량이 지엠 소속 다른 기업(생산 공장)에 이전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한국지엠 종사자들은 고용불안을 안고 일한다.

이에 따라 올해 임금 협상의 핵심은 임금과 성과급에 있지 않다. 지난해 재차 촉발된 고용불안 해소와 국내 완성자동차 3사의 공동 요구사항인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이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엠은 작년 11월 1일, 차세대 크루즈를 군산공장에서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캡티바를 군산공장으로 이전ㆍ생산한다고 밝혀, 부평공장의 고용불안을 촉발했다.

게다가 한국지엠 사측은 최근 임금 교섭에서, 부평공장에서 생산해온 아베오도 향후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생산물량이 얼마 되지 않는 수동엔진만 부평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라, 부평공장 종사자들의 고용불안감은 크다. 노조가 이번 임금 협상에서 안정적인 생산물량 확보 방안과 장기발전전망을 내놓으라고 사측에 요구하는 상황에서, 사측은 생산물량 이전과 축소를 통보한 셈이다.

노조 한 조합원은 “휴가를 넘기더라도 고용을 보장받아야한다는 것이 현장 분위기다. 쌍용차의 경우 4년 만의 임금인상투쟁에서 기본급 8만 2000원 인상안도 부결됐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장기발전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자고 해도, 사측은 결정권이 없다고 한다”라며 “누가 죽는지 끝까지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주간연속2교대제 임금 보전 방안 줄다리기

노조 집행부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주간연속2교대제 실시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금인상투쟁 출정식 때 민기 지부장은 주간연속2교대제 쟁취를 강조했다.

사측은 주간연속2교대제와 관련해 노조에서 요구하는 ‘완전 월급제’는 불가능하다며 주간연속2교대제로 줄어드는 임금을 ‘교대제 생산 장려 수당’으로 보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측은 “근무형태 변경과 관련, 제조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현 시점에서 인건비와 제조비용의 상승을 초래하는 임금 보전은 수용할 수 없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통상수당(=교대제 생산 장려 수당) 8만원, 하반기에는 통상수당 11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단, 지급 대상을 현 2교대 근무자 중 주간연속2교대제 전환 시 일급제 인원으로 한정해, 관리ㆍ감독자나 신입사원은 해당 사항이 없다. 또한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할 경우 현장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월 60만원 정도 삭감되고, 사측은 향후 퇴직금 정산에서 6000억~7000억원을 덜 지급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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