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넘어 인천까지 파급력 커
좌완 라이벌 김광현 맞대결 기대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인천 중구 동산고등학교 출신 메이저리그(미국프로야구) 출신, 일명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 투수)의 한화이글스 복귀 소식에 문학구장 인천 야구팬들 역시 그의 복귀를 환영하며 들뜬 분위기다.

한국프로야구 구단 대전 한화이글스는 류현진을 '8년 총액 170억원'의 역대 KBO리그 최고 대우를 제시하며 재영입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투구 중인 류현진 (사진제공 올림픽 X[명칭 변경 전 트위터] 공식 계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투구 중인 류현진 (사진제공 올림픽 X[명칭 변경 전 트위터] 공식 계정)

메이저리그 2023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류현진이 KBO 복귀를 선택한 것이다. 한화는 세부적인 계약 조건은 구단과 류현진 양측 합의로 비공개다. 

‘코리안 몬스터’의 국내 복귀에 한국 야구계가 술렁이고 있지만, 특히, 한화는 구단 전설 반열에 드는 투수의 복귀이기에 그 감회가 새롭다.

한화팬들만 가슴이 뛰는 게 아니다. 동산고 출신이라 인천 야구팬들의 가슴도 뛴다. 인천 팬들에게 있어 류현진 복귀는 ‘인천 동산고 출신의 귀환’이기 때문이다.

구도(球都)인천의 류현진 사랑, 기대되는 인천SSG와의 맞대결

류현진은 인천 동구 출신으로 인천창영초등학교(동구), 인천동산중학교(동구), 인천동산고등학교(동구)를 나온 ‘인천 토박이’ 선수다.

류현진의 모교인 동산고 옆에는 그의 이름을 딴 류현진 거리가 조성돼 있을 정도로 인천의 류현진 사랑은 특별하다. 류현진 역시 거리가 조성된 뒤 이곳을 찾아 핸드프린팅을 하면서 고향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또한, 류현진이 맹활약하자 인천 동구에 위치한 류현진 거리는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다.

아울러, 류현진이 졸업한 동산고는 인천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 수준의 야구 명문학교다. 국내 고교 야구단 최초로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한 전적이 있어 그 위상과 인기가 대단하다.

이에 더해 그의 복귀는 인천SSG랜더스를 비롯한 국내 구단과 다양한 대결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한때 국내 정상급 투수 자리를 두고 대결구도를 펼쳤던 인천SSG의 간판 투수 김광현(35, 투수)과 다시 한번 국내 투수 왕좌를 두고 격돌할 예정이다.

아울러 류현지, 김광현과 함께 KBO를 대표하는 좌완 빅3로 불리는 기아타이거즈 양현종(35, 투수)과 대결도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선사할 전망이다.

두 선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완벽한 투구로 한국야구국가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류현진과 김광현은 각각 2006 시즌과 2008 시즌에  KBO 최고수훈선수상(MVP)을 수상하면서 한국야구 최고의 대결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정식 맞대결은 아쉽게도 두 선수의 정식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1 시즌 시범경기를 제외한다면, 2010 시즌 올스타전에만 맞붙었을 뿐이었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만나지 못했다. 2013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의 뒤를 이어 김광현이 2020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정식 대결이 성사되는 듯 했으나, 2년 동안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류현진의 복귀가 정식으로 이뤄진다면, 오는 3월 26일 인천SSG와 한화의 경기에서 두 선수의 대결을 지켜볼 수 있다. 이날 경기는 인천SSG의 홈구장인 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진다.

또 다른 류현진의 대결구도로는, 같은 메이저리그 출신인 추신수와의 대결이다. 류현진과 추신수(41, 외야수, 인천SSG)는 추신수가 당시 신시네티레즈에 있던 2013년 7월 맞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은 당시 추신수를 상대로 2타수 무안타, 삼진 1개, 볼넷 1개로 판정승한 바 있다.

이렇게 인천 팬들은 류현진이 인천 연고 팀에서 뛴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KBO 복귀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류현진 복귀, 가을에 웃는 한화 볼 수 있을까

류현진의 가세로 한화는 가을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먼저, 한화는 지난 정규시즌이 끝난 후 스토브리그 때 자유계약선수로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회(2011, 2017, 2018)에 빛나는 안치홍(33, 내야수)을 영입했다. 한화의 해결사이자 홈런 타자로 성장한 노시환(23, 내야수), 채은성(34, 내야수)까지 건재해 위력적인 타선을 구축했다.

투수 진영도 만만치 않다. ‘파이어볼러’ 3인방인 문동주(20, 투수), 김서현(19, 투수), 황준서(19, 투수)가 투수진을 꾸릴 계획이다. 문동주는 이미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며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황준서는 한화로부터 2024년 드래프트 1순위에 뽑히며, 고교야구를 평정해 이번 데뷔시즌인 2024 시즌부터 선발 투입될 전망이다.

김서현은 최고구속 160km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구속을 보유 중이며, 다양한 구종을 다룰 줄 알아 이번 시즌에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류현진이 가세한다면 한화의 전력은 더욱 상승한다. 한화에 류현진은 엄청난 전력이었다. 한화는 류현진을 메이저리그로 보낸 후, 2013 시즌부터 2023 시즌까지 11시즌을 치르면서, 가을야구를 단 한 번(2018) 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최근 3시즌 한화 정규 리그 최종 성적은 9위(2023), 10위(2022), 10위(2022)였다.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화의 반등은 절실하다.

과연 이번 시즌 한화가 류현진을 앞세워 꼴찌의 반란을 일으켜 ‘웃음후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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