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금융산업 동향과 예대율 상승 의미 분석
구조적 문제점 해결을 위한 인천 지역금융 전략
금융부문의 GRDP 기여도와 인천은행 설립 필요성

인천투데이=김하운 시민기자 |

<인천투데이>는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김하운 이사장과 함께 거시적 시각에서 인천경제를 조망하면서 인천경제의 추이와 현황을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하고, 분석과 진단으로 구조적인 문제점과 과제를 발굴하고, 대응 방안의 마련을 위한 논의를 공론화하고자 한다.

지난 편까지 인천의 실물경제와 노동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다루었다. 이번 편부터는 인천의 금융경제를 다루고자 한다. 먼저 인천 지역금융구조의 특성을 살펴보고 다음 편에서는 지방은행 설립논의에 대하여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1 지역의 금융경제 구조 분석
1.1 지역경제와 금융경제의 분석

지역경제는 크게 실물경제, 노동경제, 금융경제로 나눈다. 그중 금융경제는 다시 지역금융, 가계금융, 기업금융, 재정으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함께하는사람들 김하운 이사장.
함께하는사람들 김하운 이사장.

첫 번째 지역금융을 분석할 땐 지역 전체의 자금사정을 판단하기 위해 예금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수신 현황과 추이를 살펴보고, 이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유출입을 점검해서 지역의 자금 과부족을 알아본다.

이어 금융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파악하기 위해 금융연관비율과 금융산업의 지역경제 부가가치 기여율 등을 분석한다. 여기다 더해 인천의 경우 경기은행 파산 후 지역은행이 사라졌기 때문에 지역금융과 관련해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논의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1.2 금융기관과 여수신의 포괄범위

금융통계 작성 시 대상이 되는 금융기관은 크게 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으로 구분한다. 이중 예금취급기관은 중앙은행, 예금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으로 나누어진다. 중앙은행은 민간과 거래가 거의 없어 지역금융통계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금은행은 2023년말 기준 시중은행 9개, 지방은행 6개, 특수은행 4개와 외국은행 국내지점35개를 포괄한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또는 비은행금융기관)은 한국수출입은행, 종합금융회사(은행의 종합금융계정 포함), 자산운용회사 투자신탁계정, 신탁(은행, 증권, 보험회사 신탁계정),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우체국예금 등을 말한다.

한편, 기타금융기관은 생명보험회사, 우체국보험과 한국증권금융 등이다. 기타금융기관도 생명보험회사에 대한 분석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지역금융 분석에 포함하지 않는다.

예금은행의 수신은 원화예금으로서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을 말하며, 여신은 원화대출금으로서 금융자금대출금과 재정자금대출금을 포함한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여수신은 비은행금융기관의 회사별 여신과 수신을 포함한다.

2 인천 지역금융의 구조적 특성
2.1 인천은 예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예대율(예금 수신과 여신의 비율)은 자금 사정을 측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다. 지역내 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을 수신 잔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지역의 입장에서 보면 금융기관의 여신은 지역의 금융부채에 해당한다.

반대로 금융기관의 수신은 지역의 금융자산이다. 따라서 금융기관 예대율은 지역의 금융부채를 금융자산으로 나눈 재무 건전성 비율이 되기도 한다.

다음 <표 1>은 2023년 11월말 현재 국내 각 광역시도의 금융기관 예대율을 표시한 것이다. 인천의 경우 금융거래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예금은행의 예대율이 198.9%로 200%에 가깝다. 즉 지역예금의 두 배에 가까운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국내평균 114.4%보다 무려 85%포인트나 높다.

비은행금융기관을 포함한 전 금융기관의 여수신비율로 비교하더라도 인천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천의 높은 예대율을 긍정적으로 보면 그만큼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이 활발했다는 뜻이다. 부정적으로 보면 그만큼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말이며, 그만큼 지역전체의 재무 건전성이 낮다는 의미이다.

표 1. 시도별 예대율 현황(2023년 11월말 현재)
표 1. 시도별 예대율 현황(2023년 11월말 현재)

인천의 금융기관 예대율이 이렇게 높아진 것은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관련이 깊다. 시대별로 보면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1990년대 말까지 인천의 예금은행 예대율은 국내 수준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들어서며 변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도권 개발 붐과 함께 경제자유구역 중심 신도시개발이 본격화 됐다. 이 영향으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대출이 늘면서 인천의 금융기관 예대율이 급속한 상승을 보였다.

최근에 들어서도 2020년 이후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함께 다시 예대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림1 국내 전체와 인천의 예금은행 예대율 추이(2023년 11월 기준)
그림1 국내 전체와 인천의 예금은행 예대율 추이(2023년 11월 기준)

한편, 예금은행의 예금과 대출금 증가 추이를 보면 <그림 2>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전체로는 예금과 대출금이 비슷한 추세로 증가하는 데 비해 인천은 대출금이 예금 증가보다 가파른 추세로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천의 이 같은 높은 예대율 추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2 국내전체와 인천의 예금은행 예금과 대출금 추이(2023년 11월 기준)
그림2 국내전체와 인천의 예금은행 예금과 대출금 추이(2023년 11월 기준)

2.2 은행으로 유입된 자금이 비은행으로 빠져나간다

지역금융을 논의하면서 일반적으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 내 자금사정이 나빠 자금이 모자라는데 지역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면 자금난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천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예금을 초과하는 대출수요에 부응하느라 본·지점을 통해 외부자금을 조달한다. 다음 <표1- 2>는 예금은행과 비은행의 여수신을 통한 자금의 유출입을 보여 준다.

표1-2. 국내 광역시도별 자금 유출입 현황(2023년 11월 기준)
표1-2. 국내 광역시도별 자금 유출입 현황(2023년 11월 기준)

인천의 경우 2023년 11월말 현재 예금은행을 통해 유입된 자금은 59조원이다. 그러나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해 43%에 해당하는 25조5000억원이 외부로 유출되었다. 지역내에서 비은행금융기관에 예치한 자금 58조3000억원중 지역 내에서 여신으로 지원된 32조8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펀드 등 투자 목적의 예치금으로 서울 등에서 운용하느라 역외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 전체로는 33조5000억원이 외부에서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한 규모는 인천이 경기도에 이어 국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구와 부산이 뒤를 잇고 있어 인천과 같이 자금부족을 겪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2.3 인천의 지역내총생산에 비해 금융활동 수준이 미흡

예금은행이나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수신 등 금융활동은 지역내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을 반영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금융활동과 경제활동은 밀접한 정도에 차이가 발생한다. 그 밀접한 정도의 차이를 측정하는 수단을 금융연관비율이라고 한다.

금융연관비율은 지역내총생산을 지역의 전 금융기관 여수신 합계액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수신액은 지역의 자산축적을 대변하고, 여신액은 지역 내 금융기관의 경제활동에 대한 지원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역내총생산이 같다고 하더라도 경제활동의 결과 자산축적이 클수록, 지역 내 금융기관의 경제활동에 대한 지원이 활발할수록 금융연관비율이 높아진다. 금융연관비율이 작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 금융의 지역경제 활동 지원이 미흡함을 의미한다.

다음 <표 2>는 2022년 중 지역내총생산과 2022년 말 금융기관의 여수신 잔액으로 산출한 시도별 금융연관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인천의 전 금융기관 금융연관비율은 울산을 제외하면 8대 광역시 중 꼴찌이다. 그만큼 지역 내 금융자산의 축적과 금융지원 수준이 미흡함을 보여 준다.

특히, 인천의 비은행금융기관 금융연관비율은 국내 광역시도 17개 중 15위로 충남과 울산을 제외하면 국내 최하위 수준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지역내에서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역외에서 운용하고 있어 금융의 산업지원 기능이 취약함을 보여 준다. 참고로 울산과 충남은 대부분의 자금조달과 운용이 서울에서 이루어져 금융연관비율이 전국 최하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표2 국내 광역시도별 금융연관비율(2022년 기준)
표2 국내 광역시도별 금융연관비율(2022년 기준)

2.4 인천은 금융부문의 지역내총생산에 대한 기여가 미흡

지역에 금융기관이 있으면 아무래도 다른 지역에 비해 금융업의 지역내총생산에 대한 기여도가 높게 나타난다. 다음 <표 3>은 시도별로 금융과 보험업의 지역경제 기여도를 보여 주고 있다. 기여도는 지역별 금융 및 보험업의 부가가치를 그 지역의 총부가가치로 나눈 비율이다. 한편, 지역의 기여도를 전국의 기여도로 나눈 것이 입지계수다. 입지계수는 특정 지역의 금융 및 보험업의 부가가치가 전국 평균의 몇 배에 달하는지를 보여준다.

인천의 경우 금융과 보험업의 부가가치는 전 산업 총부가가치의 4.3%로 국내평균 6.6%를 크게 밑돈다.

한편, 인천의 금융과 보험업의 입지계수는 국내평균의 0.66배로 광역시도 17개 중 9위, 특광역시 8개 중 6위에 불과하다.

시도별 입지계수에서 나타나듯이 전국단위 은행이나 지방은행이 있는 지역(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전북, 경남, 제주)의 입지계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과 보험업의 부가가치 기여도 또는 입지계수는 이들이 낮은 지역에서 지방은행 설립을 요구하는 논리적 근거로 활용 되고 있다.

표3 시도별 금융 및 보험업의 지역경제 기여도
표3 시도별 금융 및 보험업의 지역경제 기여도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