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탈당 선언 기자회견 “정의당은 민주당 2중대”
19일 당기위 출석 소명 후 탈당 새로운선택 합류할 듯
비례대표 승계 가능한 오는 29일 전 탈당 의구심 제기
29일 전 사퇴 시 양경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 비례 승계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정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제3지대 신당 합류를 선언하며 물의를 일으킨 류호정 국회의원이 오는 19일 당기위원회 참석 후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다.

버티기로 일관해 온 류 의원 행보를 비춰볼 때 비례대표직 승계가 가능한 이달 29일까지 실제로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당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류호정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9일 열리는 정의당 당기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한 후, 정의당을 탈당하고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의 길로 가고 있다. 조만간 조국신당과 개혁연합신당, 진보당 등과 함께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에 참가할 것”이라며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 추진으로 민주당 느낌을 최대한 빼는 수작으로 당원과 시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손으로 셀 수 있는 정도의 의석을 갖고, 가장 실현하기 어려운 법안을 내면서, 우리가 가장 진보적이라 자위하는 정치는 필요 없다”며 “이 순간에도, 정의당이 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정당으로 몰락해 가는 걸 참을 수가 없다. 저는 정의당의 퇴행을 막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류호정은 여기서 멈추지만, 류호정의 정치는 끝난 게 아니다. 제3지대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고, 끝내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세 번째 권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류호정, 해당행위 지적에 탈당요구 거셌지만 버티기 일관

앞서 류 의원은 지난해 12월 8일 금태섭과 양향자 등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 선택’에 합류해 공동창당 활동에 나섰다. 지역구도 아닌 비례대표 의원이 탈당하지도 않은 채 신당에 합류하는 행보를 보이자 정의당 안팎에선 패륜·이중당적·먹튀 등 수식어로 비판이 쏟아졌다.

비례대표 의원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과 함께 세비와 보좌진 채용 등 의원으로서 혜택을 내려놓게 된다. 잔여 후원금은 기존 소속 정당에 인계된다. 이에 류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서 혜택을 모두 누리기 위해 탈당을 하지 않고 구태정치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17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류호정 의원의 행보를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중앙당기위원회(징계위 해당)에 직접 제소할 것을 비상대책위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오는 19일 열리는 당기위원회를 열고 류 의원에게 소명기회를 줄 예정이다.

29일 전 사퇴 시 양경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 승계

류 의원은 당기위원회 이후 의원직을 사퇴하고 탈당한다는 방침이지만, 비례대표직 승계가 가능한 1월 29일까지 탈당계를 제출할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이날 탈당 선언 기자회견에서도 구체적인 탈당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오는 30일 이후에 탈당하면 비례대표직 승계가 불가하다. 이때까지 버티면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현역으로 치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선택은 현역 의원 1명을 확보하면서 총선에서 유리한 기호 순번을 받을 수 있다.

김응호 정의당 부평구지역위원장은 “당연히 비례대표라면 소속 정당이 본인 지향과 다르면 탈당하는 게 정치인으로 도리다. 하지만 오늘 류호정 의원 발언문에는 탈당과 의원직 사직 시점이 구체적으로 담겨있지 않아 의심스럽다”며 “그동안 보여준 류 의원의 민폐행위를 볼 때 (비례대표 승계가 불가한) 30일 이후에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류 의원이 29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하면 류 의원의 의원직은 비례대표 승계 절차에 따라 전국공무원노조 출신 양경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승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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