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지도부 “류호정 당 명예 실추” 징계 만장일치
김종대 “패륜행위 정치인 1명이 당 망치는 최대치”
21대 총선 류호정 비례 1번 만든 지도부도 큰 책임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21대 국회 정의당 비례대표 1번 류호정 의원이 당적을 유지한 채 오세훈 서울시장후보공동선대위원장 출신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에 합류하는 행보를 이어가며 당안팎에서 쏟아지는 비판이 갈수록 거세다.

청년과 여성을 대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신인 정치인이 최소한의 도의 마저 저버린 모습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크다.

정의당 당원은 물론 전 국회의원까지 나서 '패륜·이중당적·먹튀' 등의 수식어로 류 의원에 대한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류 의원을 비례대표로 밀어준 심상정 의원을 비롯한 과거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다.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지난 17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새로운 선택’ 창당에 합류한 류호정 의원을 중앙당기위원회(징계위 해당)에 직접 제소할 것을 비상대책위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정의당 지도부는 브리핑에서 “타 정당의 창당 작업, 정당 활동에 꾸준히 참가하며 당의 명예를 현저히 실추시켰다”며 “정의당 비대위는 지난 16일까지 당적을 정리할 충분한 시간을 제시했으나, 류 의원은 응하지 않고 당의 결정에 반하는 행위를 펼쳤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징계에 넘겨진 즉시 당직도 해제됐다. 이에 따라 류 의원은 전국위원, 경기도당 성남시분당구위원장(지역위원장), 경기도당 운영위원의 직위를 잃었다.

정의당 비대위 총회.
정의당 비대위 총회.

류호정 ‘이중당적 금지’ 무시...현역 버티기 구태정치 비판 거세

정의당 내 청년 의견 그룹 ‘세 번째 권력’ 소속인 류 의원은 지난 8일 금태섭과 양향자 등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에 합류해 공동 창당에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새로운선택 창당대회 이후에도 정의당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당의 노선에 대한 견해 차이가 나타나는 과정일 뿐이라고 억지를 부리며 내년 1월 당원 총투표까지 당원을 설득하겠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고 있다.

류 의원이 내년 1월까지 당에 남겠다고 한 이유는 내년 총선까지 원내 현역의원의 지위를 유지하며 현역의원이 누릴 수 있는 이득을 챙기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인 류 의원은 스스로 탈당할 경우 비례대표직을 상실한다. 하지만 출당 혹은 제명 조치를 당하면 의원직이 유지된다.

또한 국회의원 임기(내년 5월29일)로부터 120일 이내인 내년 1월 30일부터는 비례대표직 승계가 불가능하다. 이때까지 버티면 현역 직함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태섭 전 의원이 창당하는 새로운선택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김응호 정의당 부평구지역위원장은 “비례대표 선출직 국회의원이 다른 당을 창당하려 한다면, 그 직을 내려놓고 나가는 게 당원들에 대한 예의이고 정치인으로서 기본적인 도리이다”며 “류 의원 행보는 이중당적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을 무시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대 정의당 비대위 대변인.
김종대 정의당 비대위 대변인.

김종대 “류호정, 진보정치 전체를 상대로 저지른 패륜”

화려하게 정치신인으로 등장했던 류 의원의 구태적인 모습은 당원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형국이다. 실제로 류 의원은 지난 8일 정의당 관계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사 ‘강퇴’를 당하기도 했다.

게다가 정의당원들은 류 의원이 일으킨 사태를 향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른바 '비례대표 먹튀 방지법'을 발의해야 한다고 잇따라 성토하고 있다.

정의당 비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종대 전 국회의원은 지난 15일 유튜브 정치콘텐츠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국회의원 1명이 멀쩡한 당을 어디까지 망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사례다. 진보정치 전체 상대로 패륜을 저지른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대 총선 당시) 기존 경선규칙대로라면 19번이나 20번을 받았어야 할 후보를 1등으로 올리는 제도를 설계한 책임은 심상정 의원뿐만 아니라 (당시 당 지도부였던) 나에게도 있다”며 “다만, 과거 류 의원이 게임 아이디 도용 사건으로 비판을 받고, 자격에 문제됐을 때마다 청년정치를 살려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방어한 게 심상정 의원이다. 지향성을 보여주는 것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80년대부터 활동하며 오늘날 민주화를 이룬 진보정당 운동 활동가들의 성과를 한 번에 말아먹는 젊은 정치인”이라고 류 의원을 규정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