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나노섬유 소재 추출 성공
전기차 화재 문제 해결책 제시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인하대학교가 반고체 배터리의 전해질 개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전해질은 물과 같은 용매에 녹아서 이온(전기를 띤 원자, 원자단)을 형성해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다.
인하대는 오동엽 인하대 고분자공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박제영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황성연 경희대학교 식물환경공학과 교수 공동연구로 200ppm(약 0.02%) 극소량만 첨가해도 단단하게 굳힐 수 있는 나노 소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기차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화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기존 배터리 액체 전해질은 양극(전기 기기에서 전류가 흘러 들어가는 전극)과 음극(두 전극 사이에 전류가 흐를 때 전위가 낮은 극) 사이의 이온 전달을 담당한다. 이로 인해 액체 전해질이 외부 충격에 노출되면 밖으로 누수될 위험이 있고, 이 때문에 내부 소재에 물리적 손상을 줘 폭발이나 발화의 위험이 있다.
반면, 반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 형태로 돼 있어 쉽게 새지 않아 내부 부품에 물리적 손상을 최소화해 폭발, 발화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는 점에서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반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기 위해선 고체 전해질 개발이 필요하다. 고체 전해질은 외부 충격에 강하고 형태를 잘 유지하면서 내부 이온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 고분자 물질을 첨가해 굳힌 젤을 이용해 만든다.
기존의 고체 전해질은 10% 이상의 첨가제를 포함, 내부 이온 확산 속도가 매우 낮다. 이에 더해 첨가제 양을 줄이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나노 소재는 고체 전해질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방탄복 제작에 사용하는 고강도 섬유인 케블라에서 특별한 나노섬유 소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케블라 나노섬유 1g은 물, 액체 전해질, 화장품용 오일 등 다양한 액체를 최대 5L까지 굳힐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케블라 나노섬유가 건축물 철근과 같은 역할을 해 젤을 구조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이다. 첨가하는 양도 매우 적어 이온 등 내부 물질의 확산 속도가 순수 액체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게 없다.
케블라 나노섬유를 첨가해 만든 수화젤(물에 참가제를 넣어 만든 젤)은 뛰어난 강도를 가진다. 수화젤은 2Kg의 하중에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으며 1만번 반복적으로 찌그러뜨렸을 때도 본래 모양을 회복했다.
오 교수는 “케블라 나노섬유는 고체 전해질 활용뿐 아니라, 인공 관절 제조와 사막 지역에서 식물을 재배하기 위한 수분 보유 재료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