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연구소, 읽고·걷고·쓰기 정책 평가 토론회
비현실적 목표로 읽걷쓰 정책 남발 일방추진 비판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읽걷쓰(읽고 걷고 쓰기) 정책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의 업무 가중이 커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단법인 인천교육연구소(이사장 임병구)는 지난 12일 인천시교육청의 읽걷쓰 정책 읽고 걷고 쓰기(이하 읽걷쓰) 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단법인 인천교육연구소(이사장 임병구)는 지난 12일 인천시교육청의 읽걷쓰 정책 읽고 걷고 쓰기(이하 읽걷쓰) 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단법인 인천교육연구소(이사장 임병구)는 지난 12일 인천시교육청의 읽걷쓰 정책 읽고 걷고 쓰기(이하 읽걷쓰) 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읽걷쓰 정책은 인천시교육청이 추진하는 7대 역점사업 중 하나다. 도성훈 교육감의 기존 정책이었던 ‘책읽는 도시, 인천’에 쓰기와 걷기를 넣어 확장한 사업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읽걷쓰'를 학생·학부모·교직원을 비롯한 인천시민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교육활동과 시민문화운동이라 규정했다. 주요 목표는 2000만권 책읽기(공공도서관 대출 수 기준), 10만명이 1만보 걷기, 저자 30만명 양성, 독서단체 1만개 조직 등이다.

인천교육연구소는 이를 두고 이미 달성되어 있거나 비현실적인 목표 등으로 학교 현장에서의 비판이 많았다고 지적한다. 이에 읽걷쓰 사업을 평가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조 발제에 나선 이성희 서운중학교 교감은 '읽걷쓰' 정책 사례와 추진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읽걷쓰' 정책의 목표와 성격, 추진방향 등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청·시민단체·학교구성원·전문가 등을 포함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꾸릴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주제토론에 나선 김창진 천마초등학교 교장은 '읽걷쓰' 정책이 시교육청이 단순 ‘브랜딩 사업’이라고 규정했다. 도서관을 운영할 사서 인력은 지원되지 않은 채 일반교사들이 '읽걷쓰' 사업 지원을 위해 도서관을 지키는 사례가 획일적인 사업 추진 결과라고 비판했다.

한학범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소속 교사는 “읽고 걷고 쓰는 교육활동이 틀린 내용이라 할 수는 없으나, 짜집기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학교현장의 요구와 교육청의 정책이 서로 소통을 거쳐 만들어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구은아 사서교사(인천교사노조 비교과부위원장)는 “시교육청이 무분별하게 '읽걷쓰'를 남용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시교육청이 각급 학교에 보낸 안전시설 공문을 보면, 안전점검 가이드를 ‘읽기’, 안전점검 실시는 ‘걷기’, 점검표 작성을 ‘쓰기’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고 꼬집었다.

이어진 현장토론에서 교사들은 '읽걷쓰' 정책이 실제 교육현장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과중한 업무 증가를 가져와 교사들이 불만을 나타낸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교육정책이 교육주체들과 소통 없이 이뤄지는 것에 대한 경고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인천교육연구소는 이날 토론으로 나온 내용을 토대로 시교육청에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향후에도 인천 교육정책에 대한 포럼을 지속해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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