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운영 위탁 당시 계약서·공문서 없이 ‘구두로’
연수구 “정식 시설 아니라 구두로 운영 맡긴 것”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천 연수구가 공공시설인 송도LNG야구장을 민간단체에 무상 운영 위탁을 하고, 이 민간단체는 야구장 운영비 명목으로 참가비를 챙기고 있다.  

야구장은 iH인천도시공사 소유 땅이다. 공사가 공공활용 목적으로 연수구에 무상으로 임대했고, 연수구는 다시 연수구 야구소프트볼협회에 무상으로 운영을 위탁했는데, 정작 협회는 운영비 명목으로 참가비를 받고 있다.

야구장은 공공체육시설이다. 연수구가 무상으로 운영권을 줬는데 정작 특정 협회가 독점으로 관리하며 참가비를 받고 있다. 연수구가 특정 단체의 사익 편취를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심지어 연수구는 야구장 운영 위수탁계약을 구두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돼 특혜 논란을 자초했다.

1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연수구는 지난 2018년 연수구 야구소프트볼협회에 인천 송도동 346일원 송도LNG야구장 위탁 운영을 구두로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송도LNG야구장 전경.(사진 출처 인천시 체육회)
송도LNG야구장 전경.(사진 출처 인천시 체육회)

앞서 <인천투데이>는 연수구가 땅 소유주인 iH인천도시공사로부터 무상으로 임차한 송도LNG야구장을 연수구 야구소프트볼협회에 위탁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관련기사] 연수구, 송도LNG야구장 무상위탁 운영 '공정성' 시비

연수구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공 체육시설인 야구장을 독점으로 운영하고 관리 하면서 리그비 명목의 돈을 받고 있어 야구계 내에서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iH공사는 체육시설 목적으로 연수구 송도동 일원 346번 일원을 인천시와 연수구에 무상임대로 제공했다. 

iH공사는 인천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지방공기업으로 체육시설 등 iH공사의 자산은 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나 다름없다. 그래서 무상으로 인천시와 연수구에 무상으로 임대했다.

그런데 연수구로부터 구두계약으로 무상위탁 운영권을 얻은 연수구야구소프트볼협회는 운영비 명목으로 참가비를 받고 사회인야구 리그전을 개최하고, 이 참가비를 내는 리그전에 참여하지 않는 사회인야구단에겐 야구장 사용을 불허하고 있다.

협회는 공공의 성격이 있는 공공재를 무상으로 운영하면서 리그전 운영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무상으로 운영을 위탁한 연수구는 이를 알고도 방조하고 있는 셈이다.

연수구, 야구장 운영 위탁 당시 계약서·공문서 ‘없어’

이후 1일 <인천투데이> 후속취재 결과, 연수구가 연수구 야구소프트볼협회에 위탁했을 당시 계약서와 공문서는 전혀 없이 구두로 운영을 위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수구가 야구소프트볼협회에 구두로 운영을 맡겼다는 것 외엔 야구소프트볼협회가 송도LNG야구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자격을 증명할 문서는 전혀 없다. 

그런데 연수구 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반기에 한 번씩 송도LNG야구장에서 개최하는 리그전에 참여할 사회인 야구단으로부터 260~270만원 규모의 금액을 받고 있다.

이 리그전에 매년 팀 20팀 내외 참가하고 있는 만큼 연수구 야구소프트볼협회는 적어도 연간 5000여만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리그전에 참가한 팀을 제외한 다른 야구단은 해당 야구장을 이용할 수 없다.

연수구 “정식시설 아니라 구두로 운영 받긴 것”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연수구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연수구 야구소프트볼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야구장은 정식시설이 아니다. 설치한 시설물 수준이 좋지 않아 구두로 운영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땅을 인천도시공사에 언제 반납해야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구두로 운영을 하게 한 것”이라며 “정식 위탁이 아니라 구두로 운영을 맡기긴 했지만 '구두 계약'이라고 할 순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구는 협회가 어떤 야구단이든 대관 신청을 하면 송도LNG야구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구두로 운영을 맡긴 것을 확인했고, 현재 관리 운영 위탁 변경을 내부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야구단 운영 관계자는 “리그전에 참여하지 않고는 해당 야구장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모든 야구단이 해당 야구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연수구의 해명은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