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천시의회서 월미도귀향대책위 토론회 진행
진실화해위 2008년 폭격 진실 규명 ,후속 조치 권고
“월미도 실향민 귀향 문제 해결 뒤 기념행사 해야”

인천투데이=염은빈 기자│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 73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추진 중인 가운데, 기념행사에 앞서 당시 미군 폭격으로 희생된 민간인에 대한 사과와 귀향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월미도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위원장 한인덕)는 4일 오전 10시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월미도 미군 폭격 민간인 희생, 아직 우리가 함께할 이야기들’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월미도미군폭격 민간인 희생, 아직 우리가 함께할 이야기들 토론회 사진(사진제공 월미도귀향대책위).
월미도미군폭격 민간인 희생, 아직 우리가 함께할 이야기들 토론회 사진(사진제공 월미도귀향대책위).

토론회는 장수경 평화도시만들기 인천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박원일 인천중동평화복지연대 전 사무국장이 주제 발제를 했고 김구현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객원연구원, 안병배 전 인천시의원, 한인덕 월미도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위원장, 박경호 경인일보 기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월미도 원주민 100여명이 한국전쟁 중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희생됐다. 살아난 주민들은 미군 등 군부대의 주둔으로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 한 채 살아왔다. 월미도 주민들은 1951년 이후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아직도 귀향을 못 한 채 살고 있다.

월미도귀향대책위는 2004년부터 월미도 공원 앞 농성을 시작했고, 월미도귀향대책위와 인천시민사회는 2007년 57주기 제1회 월미도 미군폭격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시작했다. 2008년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는 월미도 사건이 미군폭격에 의한 것을 발표하며 진실을 밝혔고 정부와 지방정부에게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

2019년 인천시의회와 인천시는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2021년 인천시민들은 71주기 위령제와 함께 위령비를 세웠다. 귀향대책위와 인천시민들은 73년 동안 월미도 미군폭격에 대한 진실규명과 원주민들의 귀향을 위해 노력해왔다.

인천시는 올해 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대규모로 준비하고 있다. 대책위는 미국의 민간인 학살과 전쟁 범죄에 대한 사과, 실향민 귀향 대책 등이 우선돼야한다며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강변구 작가가 참여해 ‘작은 섬 월미도가 겪은 큰 전쟁들’을 주제로 발제를 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진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강변구 작가가 보낸 발제 원고를 보면 “월미도는 인천항 앞에 있으면서 서울로 육로와 해로가 이어지는 군사적 요충지이다. 이에 따라 폭격의 목표물이 된 월미도에 네이팜탄, 로켓포, 기관총 등으로 원주민 상당수가 희생됐다”고 밝혔다.

또한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 보상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월미도 실향민의 귀향은 전쟁 피해 회복을 넘어 평화를 지향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일 인천중동평화복지연대 전 사무국장은 '월미도 민간인 폭격의 진실을 밝혀온 이야기'를 주제로 발제했다.

박 사무국장은 “인천시는 기념행사에 월미도 원주민을 초청하고 ‘월미도원주민희생자위령비 헌화 행사’만 하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미군에 강제 징발된 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줄 책임과 의무가 정부와 국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미도 미군포격 희생이라는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민간인 학살과 전쟁범죄에 관한 반성·사과, 그에 따른 배상과 귀향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한인덕 월미도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인천시와 국방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넘기며 귀향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며 “인천시는 월미도 실향민의 귀향 문제를 해결한 뒤에 기념행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좌장인 장수경 평화도시만들기 인천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로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벌어진 월미도 주한미군 폭격의 진실을 돌아보고 원주민들의 귀향 등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해결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7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9월 14일부터 6일 동안을 기념주간으로 정해 인천상륙작전 재연식 등을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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