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2024 정치개혁 공동행동 즉시 성명내고 ‘반박’
정개특위 공론조사 '선거제도 개혁' 84% 동의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국회의원 정수 감축으로 정치 쇄신을 하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의 연설에 대해 ‘엉터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시민사회단체 600여개가 구성한 '2024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김기현 대표의 국회 연설 직후 성명을 내고 “선거제 개편 논의가 개혁으로 향해야 할 때 여당의 대표가 정치혐오에 기댄 퇴행적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민의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민의힘)

이날 김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국회의원 정수 10%(30명) 감축,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 제도 도입, 국회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등 ‘정치 쇄신 3대 과제’ 공동 서약을 야당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냐 적으냐’ 갑론을박이 있는데 정답은 민심이다”라며 “(의원 정수) 10%가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간다. 아무 문제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김 대표 주장대로 의원정수 감축이 쇄신이라면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해 정치 쇄신의 밀알이 될 것을 추천한다”고 한 뒤, “김 대표는 엉터리 정치 혐오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을 기망한 것에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달 13일 공개한 선거제 개편을 위해 숙의를 거친 뒤 진행한 국민 공론조사 결과를 보면 ▲의원정수 감축 37% ▲의원정수 증원 33% ▲의원정수 유지 29%로 나타났지만 모두 오차범위 안에 있다.

오차 범위 내여도 결과만 보면 의원정수 감축이 가장 높다. 하지만 공론조사를 위한 숙의 전 조사에서 ▲의원정수 감축 65% ▲의원정수 증원 13% ▲의원정수 유지 18%로 나타난 것에 비해 감축은 28%포인트가 감소한 반면, 증원과 유지는 각각 20%포인트와 11%포인트 증가했다.

이를 두고 공동행동은 “선거제 개혁 논의를 위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주장을 검토하고 토론에 임한 시민 참여단이 현행 유지 또는 증원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이는 의원정수 증원이 민심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외 환경을 둘러봐도 김 대표의 의원정수 감축 주장은 정치 쇄신과 거리가 멀다”며 “한국은 의원 1명 당 국민 17만명 수준으로 OECD 국가 36개 중 33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상황을 보면 13대 국회(1988년 개원) 당시보다 국가 예산은 약 36배, 발의법안은 약 26배 증가했다. 하지만 의원 정수는 고작 1명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꼬집었다.

공동행동은 “김 대표가 말하는 민심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며 “의원 정수 감축이라는 민심을 전환시킬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은 국회의원 스스로이다. 주먹구구식 의원정수 감축을 주장하는 정치야 말로 구태정치 반복이다. 정치쇄신을 원하면 김 대표 스스로 쇄신하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부터 국회 정개특위는 공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선거제 개편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공론조사 결과를 보면 선거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냐는 질문에 84%가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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