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고교 학군 현행 3개 → 6개 세분화
행정구역 경계에 가까운 학교 두고도 못 갈 수도
“학군 영향 없는 공동학군 늘려 선택권 보장해야”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시교육청이 원거리 통학 불편과 학교간 학생 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고등학교 학교군을 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학교군 조정에 따라 오히려 가까운 학교를 배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6일 고등학교 학군을 현행 3개에서 6개로 세분화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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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고교 학교군 조정안.(자료제공 인)
인천시교육청 고교 학교군 조정안.(자료제공 인)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인구가 많은 서구는 아라뱃길을 기준으로 학교군을 남북 생활권 2개로 나눈다. 같은 학교군에 속한 연수구와 남동구는 각각 별도로 분리한다. 이어 미추홀구·동구·중구는 같은 학군으로 묶는다. 계양구와 부평구로 묶인 학군은 그대로 둔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조정안을 발표한 후인 지난달 19일, 인천시교육청 온라인 정책소통 게시판 ‘도시락’에 이를 우려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시교육청이 발표한 학교군 조정안은 초기 취지였던 근거리 학교배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학군이 지역(구)별로 세분화 돼 기존에 가깝거나 통학 시간이 짧았던 학교조차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현재 학군 기준으로 남동구 구월동에 거주하는 여학생은 인근 행정구역상 경계에 있는 미추홀구 관교동의 인명여고에 진학할 수 있다. 미추홀구와 남동구가 3학군(중구·동구·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추홀구 용현동 수인선 인하대역 인근에 거주하는 여학생의 경우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옥련여고가 가장 가깝다.

그러나 학군이 바뀌면 같은 구에 있는 다른 학교로 가야 한다. 그나마 가까운 학익여고에 배정받지 못하면, 대중교통으로 최소 30분 이상 걸리는 인화여고나 인명여고로 가야 한다.

이에 작성자는 “고교 배정은 행정구역 기준이 아니라, 학생 주소지에서 학교까지 거리와 퉁학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게 취지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각 행정구역 경계에 있는 학교들을 공동학교군으로 지정해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공동학교군은 학군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는 학교를 말한다. 현재 인천의 고교 중 공동학교군은 6개(제일고·제물포고·석정여고·인천남고·신명여고·인천고)다. 시교육청은 향후 학군 조정안에도 이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소통게시판 교육감 답변요건 충족...내년 시행 앞둬 시기 관건

해당 게시글은 지난달 29일 1000명의 공감을 받아 답변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도성훈 교육감은 답변기한(20일)인 오는 19일까지 응답해야 한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해당 의견이 바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시교육청은 이미 지난 1일까지 행정예고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했다. 오는 6월 열리는 제287회 인천시의회 정례회에서 해당 학군 조정안이 통과되면, 7월 중 고시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시교육청은 당장 내년부터 공동학교군 확대는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공동학교군을 우선적으로 확대할 경우, 향후 학교 신설 승인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교육부가 시교육청 자체적으로 학생 배정문제를 해소했다고 판단하면 중앙투자심사에서 주장할 학교 신설 명분이 사리진다는 의미다.

시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교육부 중투심 때마다 우선 학군을 조정해보라는 이유르 학교신설이 무산된 사례가 빈번했다. 바로 공동학교군을 확대하면 학교 신설이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며 “학부모 의견엔 공감한다. 여러 부서가 논의해 답변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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