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시절부터 자원봉사 관심...부평 이주민 지원 노력
“자원봉사자 11만명 보물...더불어 사는 따뜻한 부평 체감”
“주변에 ‘숨은 천사’ 많아...침수복구 몰린 자원봉사 뭉클”
“생애주기 자원봉사 프로그램 자랑...민·관 협력기회 필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은퇴 후 인생 2막으로 자원봉사의 길로 접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병철(67) 부평구자원봉사센터장은 대한항공 수석기장까지 비행생활 31년을 마치고 퇴임해 현재 봉사활동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 가슴이 벅차다는 그는 “부평구자원봉사센터가 더불어 사는 따뜻한 부평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병철 부평구자원봉사센터장.
이병철 부평구자원봉사센터장.

이병철 센터장은 지난해 4월 11일 취임했다. 임기는 2025년 4월 10일까지다. 그는 지난 2021년 5월 31년간 대한항공 조종사 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이 센터장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지난 2020년에는 마스크와 방호복,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 운송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받고 하늘길 곳곳을 누볐다.

대한항공 재직 당시에도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았다. 대한항공 조종사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봉사단체 은빛날개후원회 활동을 꾸준히 했고, 2017년엔 대표도 역임한 바 있다.

이외에도 법무부 인천출입국과 부평구 지역에서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주로 펼쳤다. 그 연장선으로 나타난 노력은 미얀마 이주민들을 위한 사회적협동조합 ‘어울림이끌림’이다.

ㆍ[관련기사] 인천부평 미얀마 이주민들의 든든한 조력자 ‘어울림이끌림’

어울림이끌림은 이병철 센터장을 비롯한 인천대학교 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생 5명이 의기투합해 2013년 7월 설립했다. 주로 다문화가정 이주민들의 정착을 돕는데, 수익의 40% 이상을 사회공헌에 사용한다. 2020년엔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도 받았다.

조종사 은퇴 후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에 전념하던 이 센터장은 지난해 지인의 권유로 부평구자원봉사센터장 공모에 도전해 합격했고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원봉사가 일상생활에서 문화로 자리잡게 하고픈 마음이 컸다. 봉사활동으로서 건강한 시민들이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사회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도 기여하고픈 마음이 커 센터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 군·구 유일 자원봉사 분야 대통령상 수상

이병철 센터장은 취임 후 자신도 몰랐던 봉사활동을 펼치는 ‘숨은 천사’가 부평구에 무수히 많다는 것에 놀랐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부평구에 등록된 자원봉사단체는 584개, 봉사단원은 11만1320명에 달한다.

이 센터장은 “주말마다 동암역 일대를 청소하는 ‘가치가자동암역환경정화팀’, 노인과 청소년이 모두 함께 공원 곳곳 환경정화활동을 하는 ‘동그라미봉사단’ 등은 센터장에 취임하고 나서야 알았다”며 “이를 비롯한 모든 봉사단원들이 부평구의 자랑이다“라고 말했다.

부평구자원봉사센터는 지난 2021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인천 군·구 중 유일했다. 코로나19 시기에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운영하며, 재난관리 자원봉사 지원체계를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지난해 8월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부평구 자원봉사자들이 힘쓰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부평구자원봉사센터)
지난해 8월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부평구 자원봉사자들이 힘쓰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부평구자원봉사센터)

재난관리 자원봉사, 코로나19 이어 수해 복구에 큰 공

특히, 재난관리 자원봉사자들은 지난해 여름 폭우로 피해를 입었을 때도 큰 역할을 했다.

이 센터장은 “당시 부개2동 반지하 주택 3채가 침수돼 자원봉사를 요청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해 감동이었다”며 “이분들이 바닥청소, 쓰레기 처리, 소독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마친 뒤 떠나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더불어 사는 따뜻한 부평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생애주기별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센터의 주력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학생·청소년, 가족단위, 지역주민 등 어린아이부터 성인, 노인까지 세대별 맞춤형 봉사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전 주기를 아우른 프로그램으로 자원봉사의 다음 세대를 양성하려는 노력이다.

부평구자원봉사센터 프로그램으로 어린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사진제공 부평구자원봉사센터)
부평구자원봉사센터 프로그램으로 어린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사진제공 부평구자원봉사센터)

이 센터장은 지역 내 자원봉사활동 참여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봉사단체들이 함께 연대하고 소통할 수 있는 민·관 거버넌스를 제안했다.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각 지역 교육기관·기업·학생·주민 등이 참여해 봉사활동으로 상호성장하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끝으로 이 센터장은 “자원봉사센터가 더 많은 활동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노력할 것”이라며 “임기 후에는 ‘어울림이끌림’으로 돌아가 생명존중에 기반을 두고, 이주민들을 돕는 봉사활동에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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