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협의도 없이...“추가 비용 경제청이 부담”
인천시 내부에서 “부적절한 처신” 비판 나와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송도국제도시 6·8공구에 짓기로한 인천타워 높이를 롯데월드타워보다 높게 지어 국내 최고층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발언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3일 김진용 청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천타워는 상징성을 위해 국내에서 가장 높게 지어야 한다. 123층인 롯데월드타워보다 더 높게 짓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 6·8공구 개발은 지난 2007년 민선 5기 인천시가 송도랜드마크유한회사(SLC) 측에 6·8공구 토지 약 227만7418m²(69만평) 독점개발권을 부여하고, 3.3m²당 240만원에 땅을 공급하며 시작했다. 151층 인천타워 건립이 핵심이었다.

인천대교에서 바라본 103층 초고층 랜드마크(사진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대교에서 바라본 103층 초고층 랜드마크(사진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경기 침체로 사업은 진척이 없었다. 인천시는 2015년 1월 SLC와 기존 협약을 해지한 뒤, SLC의 초기 투자비 등을 고려해 SLC에 약 33만9900m²(10만평)을 공급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SLC의 독점개발권을 회수했다.

민선 6기 인천시정부 시절인 2017년 5월, 인천경제청은 블루코어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했고 3년 넘게 소송이 이어지다가 인천경제청이 최종 패소한 뒤 민선 7기 들어 103층 규모로 층수를 낮추기로 합의해 협약을 앞뒀다. 사업성과 현실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민선 8기 취임 이후 인천타워 층수를 바꾸기 위한 검토가 다시 시작되며 사업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민선 8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미래창조 분과 간사로 활동한 김 청장이 한 지역 커뮤니티에 “인천타워를 151층 랜드마크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글을 게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처장의 발언을 두고 인수위 내부에서 “랜드마크 층수는 인수위가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들어선 민선 8기 인천시는 지연되고 있는 송도 6·8공구 사업을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특위를 구성해 송도 6·8공구의 조속한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달 13일 시의회 ‘도시계획 및 도시개발 사업 관련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는 김 청장이 송도 6·8공구 개발을 위한 의지가 없다며 특정 지역 커뮤니티에 의존한 행정을 멈추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인천타워 높이를 두고 인천국제공항 관제공역을 침범해 국제규정에 위반한다는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김 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인천타워 높이를 높이겠다고 발언하며 시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김 청장은 "송도 6·8공구 시행사에 높이를 올릴 계획으로 협상하고 있고, 이에 필요한 비용은 인천경제청이 부담키로 했다"고 말했다. 

적게는 수천억원이상 드는 비용을 인천시와 협의 없이 사용하겠다고 발언한 것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김 청장이 부적절한 처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