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기자회견
“망상1지구 개발시행사 대표 건축왕”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보증금이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개발 밑천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추홀구 전세사기 주범 A씨를 엄중 처벌하라”고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가 이른바 '건축왕' A씨에 대한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가 이른바 '건축왕' A씨에 대한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A씨는 개발사업자로 2013년부터 미추홀구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다수 지었다. 해당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A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S건설이 대부분 시행을 맡았다. A씨가 등기이사로 있던 C건설이 시공을 맡기도 했다.

또 피해 아파트 관리를 맡은 H관리 대표는 A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S건설의 감사로 등록돼있다.

피해자들은 이처럼 A씨가 조직적으로 전세사기를 하며 몸집을 키웠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와 S건설은 각각 지분 30%와 70%를 투자해 동해이씨티국제복합관광도시개발 유한회사(이하 동해이씨티)를 설립했다. 동해이씨티개발은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내 망상1지구 개발을 맡은 시행사이다.

A씨는 2017년 9월 망상1지구 개발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조건인 사업용지 50% 이상 확보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업체가 골프장으로 개발하려고 한 땅 약 175만㎡(54만5000평)을 경매에서 낙찰 받았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땅을 매입하는 자금 중 일부가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보증금이 사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사업예정지 중 나머지 땅에 대해 보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로 위기를 맞았고, 공교롭게 이 때부터 미추홀구 주택들이 경매에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날 안상미 대책위원장은 “동해이씨티는 망상1지구 사업예정지 340만㎡(약 103만평) 중 175만㎡(54만5000평)을 확보하고 있다”며 “잔여토지에 대한 보상금 400억원이 필요한데 3차 토지보상 법원공탁금이 처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망상1지구 사업계획서를 보면, 자금조달 방안으로 미추홀구 전세보증금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있고, 피해아파트를 담보한 거액 대출이 진행됐다”고 한 뒤 “전세계약 만료시 임차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전세보증금 이 망상1지구에 직·간접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피해자들은 정부를 향해 “A씨가 보유하고 있는 망상1지구 관련 보유 자산을 전액 압류한 뒤 미추홀구 전세 피해자들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A씨는 120억원대 전세사기로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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