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전기·수소차 세계 판매 비중 49.6%”
국제정세 불안 속 주요선진국 자체 공급망 준비
한국 정부·기업 미래차 개발 박차...지자체 호응
한국지엠 2035년 내연차 중단...인천시 대응 필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오는 2030년이면 세계 친환경자동차 판매 비중이 내연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해 세계 3대 자동차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은 자동차 산업을 미래차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지엠 부평2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자동차산업은 인천 제조업의 근본이다. 인천시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전기차.(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전기차.(인천투데이 자료사진)

ㆍ[관련기사] “인천시, 전기차 시대 부품 산업 정책 수립해야”

지난해 산업연구원은 오는 2030년 친환경차(전기·수소차) 세계 판매 비중은 49.6%로 내연차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 세계 자동차시장은 지난 100여년간의 산업 근간을 뒤흔드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공격적으로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으로 인한 자동차반도체와 원자재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

또한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야가 파워트레인(엔진·동력)에서 배터리와 소프트웨어·반도체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배터리·IT기업과 수평적 분업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주요 완성차 기업은 핵심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꾸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불어 자율주행과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산업의 경계가 서비스산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을 비롯한 새로운 이동수단이 나타나는 ‘모빌리티 혁명’까지 예견돼 자동차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전기차 충전시설 (사진제공ㆍ인천시)
전기차 충전시설 (사진제공ㆍ인천시)

세계 자동차강국 한국... 미래차 인프라 조성 박차

국내 자동차산업은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세계 생산 5위(346만대), 기업별 판매는 3위(판매 점유율 9.2%)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 내에서 생산 12.6%, 수출 10.8%, 고용 11.5%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산업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30년 세계시장에서 전기차 323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차는 지난해 세계 점유율 58%(2만여대)로 1위를 기록했다. 오는 2027년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가 목표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공장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사내 반도체 조직을 신설하는 등 공급망 내재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도 국내 자동차산업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미래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자동차산업 글로벌 3강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9일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지난해 4347억원보다 15% 늘어난 4994억원을 ▲친환경차 기술개발(2293억원) ▲자율주행 등 디지털분야(1383억원) ▲기반구축·사업화(1003억원) ▲전문인력 양성(315억원) 등 4개 분야 과제 311개에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광역지자체 미래차 기반 조성 동참

이에 국내 각 자치단체는 미래차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운영과 관련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대구시는 올해 미래차 산업 육성을 위해 1700억원을 투입한다. 광주시는 100만평 규모의 ‘미래자동차 국가산단’ 유치를 추진하며, 137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부품 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현대자동차 전기차 울산공장 신설을 계기로 2030년까지 부품협력사 520여개 중 100개를 미래차 부품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북은 2024년 준공을 목표로 ‘미래모빌리티 테크센터’를 구축한다. 군산 전기차클러스터, 김제 특장차 전문단지, 전주·완주 수소도시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경북은 지난해 12월 ‘자율주행셔틀 연구센터’를 준공해 각종 핵심부품의 기능평가와 신뢰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경남은 올해 315억원을 투입해 내연 자동차 부품기업 2590개가 전기·수소차 부품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지방정부 최초로 미래차 해체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인천시)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지방정부 최초로 미래차 해체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인천시)

한국지엠 인천 지역총생산 7%...내연기관 대체 시급

국내 지자체들이 본격적으로 미래차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지만, 인천시는 아직 미비하다.

ㆍ[관련기사] 인천시, 지방정부 최초 ‘미래차 해체’ 성공 ‘선도도시 도약’

지난해 12월 자동차 부품기업의 미래차 연구개발을 돕기 위해 최신 전기차를 해체해 기술구조를 분석하는 ‘테어다운(Tear down)’ 세미나를 개최한 정도다. 시는 지역 내 자동차 부품기업 628개 중 57.8%가 아직 미래차 전환에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인천 경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평에 내연차 생산공장을 둔 한국지엠의 지난 2021년 기준 매출은 약 7조원으로 인천 GRDP의 7.1%에 해당한다. 한국지엠은 오는 2035년 내연차량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미래차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지난달 인천연구원은 ‘전기차 시대로 전환에 인천시 자동차 부품기업 현황과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며, 인천시 자동차 부품산업 전망과 정책 시사점을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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