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진료소 10년간 이주노동자 1만5500여명 진료
지난 7월부터 연수구 함박마을복지관서 진료 진행
치과 진료 장비 설치 어려워, 향후 대안 고민 중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인천 의료단체가 모여 설립·운영 중인 이주노동자 건강센터 ‘희망세상’이 부평진료소를 정리한다. 희망세상은 부평진료소에서 2009년부터 10년간 이주노동자 1만5500여명을 진료했다.

‘희망세상’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가 지난 2004년부터 이주노동자에게 무료 치과 진료를 하면서 시작했다. 부평진료소는 지난 2009년 부평구 부개1동 상가건물 3층에 개소했다.

희망세상 부평진료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사진제공 건강과나눔)

건치 인천지부를 중심으로 인천시여약사회, 무료한방진료 비영리 의료단체 동의보감, 건강과나눔, 경인의료재활센터 물리치료사, 의사모임‘의과팀 우정’ 등이 희망세상을 운영했다.

이들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의 치과·내과·외과·한방진료, 물리치료와 약 처방을 매주 1회씩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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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부터 2019년 8월까지 희망세상에서 진료받은 이주노동자는 1만5500여명에 달한다. 인천뿐 아니라 경기도 김포·안산·시흥시의 이주노동자도 희망세상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2020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부평진료소 운영을 중단했다. 이후 올해 7월부터 연수구 함박마을에서 월 1회 셋째주 일요일에 진료를 하고 있다.

정갑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 회장은 “희망세상 부평진료소는 현재 코로나19로 진료를 중단하고 폐쇄하기로 했다”며 “진료팀은 연수구 함박마을에서 고려인과 이주노동자들을 5개월째 진료하고 있다. 함박마을 진료 공간에 치과 진료 장비를 설치하기 어려워 치과 진료를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7월부터 연수구 함박마을에서 ‘희망세상’ 운영

희망세상 의료진들은 지난 7월부터 함박마을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월 1회 진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건강과나눔)

희망세상 의료진들은 지난 7월부터 함박마을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월 1회 진료를 하고 있다. 진료시간은 매달 셋째주 일요일 오후 1~5시이다.

희망세상은 의료 장비 설치 문제 등으로 치과진료와 물리치료를 제외한 내과·외과·한방진료와 약 처방만 진행하고 있다.

함박마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이 희망세상을 주로 방문한다. 한 번 진료할 때마다 환자 약 40명이 방문해 진료를 받는다.

희망세상을 전반적으로 관리·운영 중인 ‘건강과나눔’은 함박종합사회복지관이 진료 공간을 지원하고 있고, 한국가스공사 인천본부가 500만원을 지정기탁했다고 전했다.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는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로 존재하는 이주노동자와 고려인들을 진료하기 위해 함박마을에 진료소를 열었다”며 “진료 공간을 지원해준 함박종합사회복지관과 기부금을 지정기탁해준 한국가스공사 인천본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소통에 장벽이 있으나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고 있다. 또, 희망세상이 1차로 진료한 뒤 이후 치료가 필요하면 인천의료원 등으로 연계하고 있다"며 "그러나 희망세상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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