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48) 혈액순환 장애②

▲ 협심증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이 개미허리 같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는 병이다. 안정 시에는 혈액순환에 문제가 없지만 운동 등에 의해 심장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할 때에는 심장이 필요한 만큼 혈액 공급을 할 수 없게 돼 흉통이 발생한다.
협심증(狹心症)은 말 그대로 심장혈관(心)이 좁아져서(狹) 나타나는 증상(症)이다. 혈관이 죽상에 의해 수년에 걸쳐 천천히 좁아지는 것이 안정형 협심증, 천천히 진행하던 중 갑자기 혈전에 의해 혈관 협착 정도가 심해지는 것이 불안정형 협심증이다.

안정형 협심증은 약물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할 수도 있으나, 불안정형 협심증은 병의 진행이 매우 불안정해, 다행히 혈전이 없어지면 안정형 협심증으로 호전될 수도 있지만 더 많은 혈전이 발생하게 되면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근경색증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 위험한 질환이다.

◎ 안정형 협심증

[증례] 57세 남성인 최아무개씨는 당뇨병이 있다. 식이요법, 운동요법, 혈당강하제로 당뇨병을 치료 중이다.
그는 건강을 위해 아침 운동을 하는데, 주로 빨리 걷기를 한다. 6개월 전부터 아침에 운동할 때 가슴에 불쾌감이 발생했다. ‘가슴 앞쪽’에 ‘손바닥 정도 크기’의 ‘조이는 듯한’ 불쾌감이었다.

집을 나서서 빨리 걷기 시작할 때 시작되다가 쉬면 없어졌으며, 다시 걷기 시작하면 조금은 불편하지만 걸을 만했다. 언덕을 빨리 올라갈 때는 가슴 불쾌감이 더 심해졌으며 느낌이 목까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의자에 앉아서 쉬면 2~3분가량 지나 불쾌감이 서서히 소실됐다.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 근육에 적절한 혈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게 됨으로써 발생한다. 흔히 심장 맥박이 빨라지는 상황, 즉 빨리 걷거나, 계단을 빨리 올라가거나, 신호등을 급하게 건너거나, 힘든 일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와 같이 심장에서 많은 혈류 공급이 필요할 때에 쥐어짜는 가슴 통증 혹은 가슴을 누르는 듯한 불쾌감이 발생하는데, 대개 안정을 취하고 맥박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사라진다.

▲ 흉통은 가슴 중앙에서 손바닥 정도 크기로 발생한다. 환자에 따라 통증은 목, 왼쪽 팔 쪽으로 퍼지기도 한다.
흉부 불쾌감은 사람에 따라 ‘고춧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다’, ‘가슴이 벌어지는 것 같다’, ‘뻐개지는 것 같다’ 등으로 양상이 다양하다. 불쾌감은 처음에는 심하지 않으나 점점 심해진다. 이후에는 통증으로 바뀐다.

이러한 불쾌감이 목이나 왼쪽 팔로 퍼지면 협심증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안정을 취하면 시작했을 때와 반대로 5~10분 내 천천히 통증이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협심증의 가장 큰 특징은 심장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는 흉통이 어김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

통증이 점진적으로 심해지는 것이 아니고 송곳으로 가슴을 찌르듯 갑자기 나타나고, 몇 초 동안 짧게 나타나거나, 반대로 막연한 흉부 불쾌감이 몇 시간 동안 길게 지속되거나, 통증 범위가 손가락 끝으로 가리킬 수 있을 정도로 동전 크기보다 작다면 협심증에 의한 통증일 가능성은 적다. 협심증환자 중에는 가슴에 불쾌감이나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환자는 더 위험하며, 당뇨병 환자에서 더 흔하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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