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공공의료·화물연대 등 곳곳서 파업
"노동탄압·반노동·민영화 정책이 파업 원인"
정부, "법·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공무원·의료·철도·물류·학교 등 공공부문에서 노동자의 파업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법과 원칙'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고 대화는 실종됐다. 파업이 장기화 할 전망이다.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지난 22일~24일 윤석열 정부 정책평가 총투표를 시작으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공공의료 파업과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전국철도노조의 파업 등 공공부문에서 파업이 확산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교통공사노조 지난 30일 대구교통공사노조 1일 전국철도노조 오는 2일 학교비정규직 노조 비정규직 노동자총파업 지난 25일 등 노동계의 파업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막판 합의로 파업을 중단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인천신항 인근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 중이다.(사진제공 민주노총 인천본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인천신항 인근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 중이다.(사진제공 민주노총 인천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정부 정책평가 조합원 총투표’ 결과를 토대로 이태원 참사 책임자 파면·처벌, 2023년 공무원 보수인상률 1.7% 반대, 공무원 인력감축 반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는 지난 23일부터 간호인력 충원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지난 24일부터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과 임금 차별 해소, 급식실 폐암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구 중이다.

대구교통공사노조는 구조조정 반대, 일터 안전을 위한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철도노조는 철도민영화 정책 철회, 수서행 KTX 운행, SRT와 코레일 통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반노동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화물연대 투쟁의 경우도 그렇다. 정부의 대응은 모든 파업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탄압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범 직후부터 윤 대통령이 자주 언급한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려는 모습이 사실상 파업을 확산시켰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동계의 파업이 국민과 국가를 볼모로 사익을 관철시키는 ‘집단 이기주의’라며, 화물연대 운송거부 중단과 철도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대한건설협회 등 건설·시멘트 관련 단체 6개도 지난 6월 집단운송거부로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정부의 엄정 대처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12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서울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한 모습.(사진제공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지난 12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서울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한 모습.(사진제공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노의 찬반투표가 공무원 정책·근무조건 개선과 무관한 사항이 포함돼 정당한 노조활동이 아니며, 국가공무원법상 명시된 집단행위금지 등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대해 지난 29일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도시철도와 철도 부문의 연대파업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는 안 보인다.

학교 비정규직노조 파업에는 학습권 침해가 없게 파업 자제를 촉구하고, 지역·학교별 여건 등을 고려해 방안을 마련하겠다 밝혔다. 전국철도노조의 경우 정부합동 비상수송대책본부 운영·대체인력·수송수단 투입 등을 추진중이다.

문경근 민주노총 인천지부 조직위원장은 “현재 일어나는 노동계 파업은 모두 공공분야에서 일어나고 있고, 공공부문 비정규직노동자의 투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공공부문의 공공성을 노동자들이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고, 비정규직의 차별을 철폐하기 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대 어느 정권도 노동탄압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은 사례는 전무했다. 현 정부의 탄압이 이어지더라도 앞으로도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계속해서 투쟁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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