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내륙 제3남극기지 2030년 건설 추진 ‘세계 6번째’
극지 연구로 기후 문제 해결 주도·극지 산업 선도 추진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남극 내륙에 제3남극기지 건설을 추진한다. 이에 정부의 극지 사업을 전담하는 극지연구소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극지연구소는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기관이다.

해양수산부가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을 지난 22일 열린 ‘제51회 국무회의’에서 심의해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기본계획은 극지 과학연구뿐 아니라 경제활동, 국제협력, 인력양성까지 극지활동 전반을 담고 있다. 이는 국내 최초 법정 기본계획이다. 목표는 ‘국민을 위한 극지선도국가: 미지를 향한 도전, 미래를 향한 도약’이다.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

극지의 빙하와 퇴적물은 미래 예측을 위한 과거 기후와 환경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또, 극지는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 극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은 극지 연구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988년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설립하고, 1989년 남극조약 협의당사국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 2007년부터 ‘남극 연구활동 진흥 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해 제2남극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 등 연구 인프라를 확충했다.

지난해 4월 정부와 국회는 ‘극지활동 진흥법’을 제정해 극지 인프라 운영, 과학기술개발, 국제협력 등 다양한 극지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남극 내륙 제3남극기지 2030년 건설 추진 ‘세계 6번째’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남극 내륙연구 최적 거점을 후보지로 선정해 오는 2030년까지 제3남극기지 건설을 추진한다. 이는 미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이탈리아, 중국에 이어 세계 6번째로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최적 거점을 찾으면서 100만년 전 대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3000m 깊이 심부빙하를 시추한다. 또, 빙하 2000m 아래에 있는 호수(빙저호)를 시추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유사한 환경에서 고립돼 수백~수천만년 동안 생존한 미생물을 탐색한다.

아울러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제2쇄빙연구선인 ‘차세대 쇄빙연구선’ 1만5000톤급을 건조한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을 건조한다면 기존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로 진입하기 어려웠던 북위 80도 이상 고위도 북극해까지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7년부터 아시아 최초로 북극해 국제공동연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아라온호.(사진제공 극지연구소)
아라온호.(사진제공 극지연구소)

극지 연구로 기후 문제 해결 주도·극지 산업 선도 추진

정부는 기후위기 영향을 최전선에서 받는 극지의 환경 변화를 관측한다. 이를 토대로 기후위기 시대 인류의 미래와 미래 해수면 상승을 예측한다.

정부는 국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체 남극 빙하를 연구해 2030·2050·2100년의 해수면 상승 예측 시나리오를 제시할 예정이다.

또, 북극에서 컨테이너 운송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쇄빙컨테이너선’을 개발해 국내 선사들이 북극항로에서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극지의 극저온과 강풍 등 극한환경을 극복하는 통신기술·무인이동체·건설기술 개발, 극지의 수산·생명자원 확보 등도 추진한다.

특히, 23일부터 인천에서 열리는 ‘제1차 중앙 북극해 공해상 비규제어업 방지협정 당사국총회’를 주도해 북극해 수산자원을 보호하면서 지속가능한 어업이 가능케 할 계획이다.

아울러 극한환경에서 생존한 극지 생물자원을 활용해 항생제·치매치료제·향균면역조절물질 등 신규 의약물질도 개발한다.

이외 정부는 ▲범정부 극지정책 협의체 구축 ▲북극 과학장관 회의 등 국제회의 국내 개최 ▲제7회 북극협력주간 확대 진행 ▲오는 2024년부터 남극 포럼 신설 ▲극지 인프라 민간과 공유 ▲오는 2023년까지 극지 유사 연구·실험시설 국내 구축 등도 추진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기본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새로운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며 “한국이 극지활동의 선도국가로 역할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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