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섭 인천문화재단 평화교류사업단

정민섭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 연구원
정민섭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 연구원

인천투데이|인천시교육청은 지난 6월 인천의 대표적 접경지역인 강화군 교동도 내에 위치한 난정초등학교 폐교를 활용해 인천시교육청 난정평화교육원 교육동을 완공했다.

필자 또한 인천시와 시교육청 간의 협약을 토대로 인천난정평화교육원 교육동 내 전시관 구축 사업에 전시기획과 시공의 실무를 맡아 참여했다.

평화교육의 거점으로서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전시관을 구축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전시관으로 활용을 위해 난정초등학교 리모델링이 필수적이었으나 연초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등으로 공사와 관련한 기자재 수급이 안정적이지 못했고 또 장마철 집중 호우 등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지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시교육청의 헌신적 협조와 시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 또 전시기획과 연출에 적극 참여했던 예술인들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지난 6월 전시관을 개관할 수 있었다.

물론, 전시관 개관이 인천난정평화교육원의 준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알려진바로는 내년까지 교육원 내 숙박동이 추가로 건축되고 난 후에야 비로소 평화교육의 산실로 인천난정평화교육원이 온전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그럼에도 전시관을 개관하고 운영을 시작한 것은 평화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의미가 크다 하겠다. 다만, 전시관 구축 사업에 참여한 실무자로서 향후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전시관 운영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시관의 구성을 상설관과 기획전시관으로 나눠 운영할 필요가 있다. 2022년 구축한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전시관은 말 그대로 상설전시관이다. 또한 전시기획 시 인천의 접경지역 내 평화자산과 역사성, 장소성을 강조하다 보니 교동도의 그것이 강조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향후 교동의 지역성, 역사성, 특수성을 돋보일 수 있게끔 전시관을 주제별로 세분화해 전반적인 평화 관련 내용은 상설전시관으로 개편하고 교동이 품고 있는 평화 콘텐츠를 활용한 기획전시관으로 재편해야 한다.

둘째, 기존 전시관을 박물관 체제로 전환하고 그 기능도 개편해야 한다. 현재 전시관은 상설전시만이 가능하게 구축된 공간으로 전시내용을 바탕으로 평화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시관 체제로는 교동도의 평화자산을 활용한 시의성 있는 전시를 기획하기 어렵다.

교동도 내에는 과거 연백지역과 교류를 경험했던 주민들의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또한 실향민의 정착 과정과 한국전쟁 시기를 온몸으로 경험한 어머니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시관 체제는 조사연구, 자료수집과 관리의 기능이 없어 교동지역의 이같은 특징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교동지역 내에 평화교육의 거점으로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전시관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박물관의 학예 기능 즉 전시의 기획, 실물자료의 조사와 관리, 지역 내 평화자산에 대한 꾸준한 리서치가 가능한 조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전시관 학예 전문 인력의 추가가 필요하다. 전시관을 세분화하고 박물관으로 전환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인력이 없다면 지역의 자산을 활용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교동도 내 역사와 문화자산의 지속적인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결과를 활용해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기획자도 필요할 것이다.

이외에도 교동 주민이 소장한 교동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관련한 실물자료를 수집하고 정리, 관리할 유물관리 인력도 함께 마련해야 사라져 가는 접경지역 교동도의 평화와 관련한 다양한 자산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인천의 접경지역 내 전시관이나 교육관, 기념관은 대부분 안보를 중심에 두고 남북 간의 갈등과 대립을 부각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전시관은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평화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면 안된다. 접경지역의 자산을 활용해 평화를 부각시키고 평화를 선도하는 도시로서 인천의 위상을 키워야 한다. 지속적인 발전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지역과의 연계를 강화하면서 실제적인 평화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전시관의 변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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