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첫 공판 앞두고 여성단체 기자회견
“평등·안전한 학교 요구하면 죄지은 기분”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지난 7월 15일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발생한 ‘인하대 성폭행 살인사건’ 첫 공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오전 9시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인천여성연대와 경남지역 페미니즘 동아리 연합 아우르니가 기자회견을 열고 “인하대 성폭행 살인사건은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이다. 여성혐오 범죄 근절을 위해 재판부는 방관 말고 엄중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13일 오전 9시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인천여성연대 등이 인하대 성폭행 살인사건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3일 오전 9시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인천여성연대 등이 인하대 성폭행 살인사건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천여성연대 등 약 50개 단체는 이날 “여성들이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몇 안되는 공간인 캠퍼스마저 결코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게 이번 사건으로 증명됐다”며 “이번 사건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연대하는 이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혐오 범죄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하대 페미니즘동아리 ‘여집합’은 “인하대에서 반복했던 수많은 성폭력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건 피해자와 가해자의 문제다. 술 먹고 밤에 돌아다니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봤다”고 비판했다.

이어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죄 지은 것처럼 여기는 학생들을 봤다”고 한 뒤 “학내 성평등을 위한 기구 재정비, 성폭력 처리 절차에 대한 논의는 찾아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여집합은 또 “어제를 살았고,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갈 수많은 여성과 함께 이번 재판을 기록할 것이다”며 “사법당국만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사법당국도 판결의 대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판결엔 앞으로 가야할 우리 사회의 성평등 미래가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단 한 명의 여성도 잃을 수 없다. 아무 이유 없이 여성들이 죽어가고 있다. 밤길을 무서워하는 상황에서 여성은 결코 사람으로 살고 있지 않다”며 “재판부가 첫 공판에서 이 사회가 더 이상 여성폭력을 용인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인천여성연대(인권희망 강강술래,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회, 전국여성노동조합인천지부, 한국여성인권플러스), 인하대 페미니즘 동아리 여집합, 인천장애인성폭력상담소, 경남지역 대학 페미니즘 동아리 연합 아우르니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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