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성포구 매립 올해 1월 준공... 행정구역 놓고 중구와 동구 갈등
기초의회도 동의해야 해 ‘산 넘어 산’...상부공사 빨라야 2024년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인천시가 북성포구 준설투 투기장 어항구 행정구역 지정 문제를 올해 하반기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중구와 동구는 지난해부터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어항구 행정구역 지정문제를 두고 서로 안 가져가기 위해 갈등하고 있다. 두 지자체가 갈등하는 사이 인천해수청의 상부공사도 지연하고 있고, 상인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과거 북성포구는 장기적인 퇴적과 오염으로 간조 때마다 악취가 발생해 인근 주민의 불만이 높았다. 이에 지난 2015년 인천해수청과 인천시·중구·동구는 업무분담협약을 하고 매립 공사에 해당하는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호안 축조공사’를 추진했다.

이 사업은 북성포구 일대 공유수면 약 7만6000여㎡를 매립하는 사업이다. 인천해수청은 지난 2018년 1월 착공했고, 올해 1월 공사를 준공했다. 현재 매립지는 지반 안정화 단계에 있다.

인천해수청은 올해 1월 공사 준공에 앞서 지난해 12월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상부시설 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마무리했다.

인천해수청은 기본설계와 실시설계에 북성포구 매립지 상부를 도로와 공원, 주차장 등 공공시설로 조성하는 계획을 반영했다. 호안 쪽은 어항구로 지정하는 계획이 반영됐다.

인천해수청이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하기 위해 호안 축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인천해수청이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하기 위해 호안 축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무허가 횟집 상인들의 민원 해결 책임 놓고 중구 동구 갈등 

하지만 어항구 행정구역 지정을 놓고 중구과 동구가 갈등하면서 인천해수청의 상부시설 공사 착공도 지연하고 있다. 동시에 어항구 지정 지연으로 과거 북성포구와 만석부두 등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구와 동구가 갈등하는 이유는 어항구에서 발생할 민원 때문이다. 어항구는 항만법상 항만구역 내 판매시설 등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인천해수청은 북성포구 일대의 어민들과 무허가 횟집 등의 생계를 위해 전체 매립 면적의 10%를 어항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북성포구가 어항구로 지정되면 수산물판매장과 회센터 등이 합법적으로 들어설 수 있어 어민과 상인들이 생계를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구역의 기초자치단체가 이 일대 무허가 횟집 상인들의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 중구와 동구는 이 문제를 두고 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해수청이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하기 전 북성포구 앞 전경
인천해수청이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하기 전 북성포구 앞 전경

기초의회도 동의해야 해 ‘산 넘어 산’...상부공사 빨라야 2024년

중구는 행정구역 면적에 맞춰 중구가 25%, 동구는 75%를 어항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동구는 상인들이 대부분 중구 행정관할 상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중구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인천시는 지난해 6월 인천해양수청이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상부시설 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중간보고회를 할 때 중구와 동구가 5대 5 비율로 어항구를 나눠 지정·관리하는 안을 제시하고 중재를 시도했다.

하지만 중구와 동구 모두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시는 올해 하반기까진 어항구 지정문제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시 임현택 해양항만과 과장은 “인천해수청을 북성포구 호안 축조공사를 마무리했고, 현재 매립지 지반 안정화 단계에 있다”며 “중구와 동구 실무자 협의는 끝났다. 다음 주중 부구청장을 만나 어항구 지정 문제를 협의해 올해 안에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행정구역 지정 문제는 기초단체의 권한이다. 즉, 김정헌 중구청장과 김찬진 동구청장이 합의를 해야 하는 문제다. 아울러 구의회의 동의까지 받아야 한다. 시가 두 단체장의 합의는 물론 의회의 동의까지 이끌어 내는 게 관건이다.

한편, 인천해수청은 어항구 행정구역 지정 문제가 마무리되면 상부시설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인천시가 올해 하반기 이 문제를 마무리하면 내년에 상부시설 공사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빨라야 2024년 상부시설 공사를 착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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