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모임 오늘의상상 신봉훈 준비위원

연구모임 오늘의상상 신봉훈 준비위원장
연구모임 오늘의상상 신봉훈 준비위원장

인천투데이|격앙된 분들의 말을 듣고 찾아보니 지난 6월 23일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과 양당 시당위원장의 조찬 모임을 두고 한 말이었다. 기억에 인수위 기간 때 당선인과 여야 인천시당위원장이 만나는 건 처음일 만큼 이례적인 일이 분명했다.

인천 발전에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은 진리다. 그러니 여야가 서둘러 만나는 건 칭찬 받을 일이다. 오찬 모임을 다룬 기사에 나오진 않았으나 지방선거 때 있었던 고소, 고발 취하나 인수위 갈등 요인 자제 등의 대화도 오갔을 유익한 자리였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모든 것을 걸고 싸우던 선거가 끝나고 그 직후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훌훌 털고 웃으며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다만 민감한 상황은 없었던 게 아니다. 당시 인수위는 인천e음카드나 인천자체매립지 등 민선7기 사업에 대해 개선의지를 담는 비판을 넘어 법적 문제까지 거론하며 감사가 필요하단 말을 쏟아 내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일각에선 협치를 논하기 전 견제부터 필요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올 해 1월 10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초청 새얼아침대화 강연에 박남춘 시장이 참석한 일을 두고 말들이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초청 행사에만 참석해야 한다는 비판이었다.

민선 7기 인천시는 올해 3월 있었던 대선을 앞두고 여야 당내 경선 때부터 후보들에게 인천시의 주요 정책과 공약을 담은 요청서를 보냈다. 그들 중 대선 본선 후보가 확정됐다. 그 어느 광역시도보다 인천 현안을 대선 공약에 반영하는 성과가 있었다.

인천 발전에 여야가 따로 없다면, 여야 대선 후보들이 인천의 공약과 미래를 말하는 자리에 인천시장은 당을 떠나 참석해야 하는 게 아닐까.

당의 한 당원으로서 당파성을 지키는 것과 시장으로서 인천을 위한 협치를 펼치는 일을 병립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과제다.

뉴트 깅그리치(Newt Gingrich) 혁명과 인천의 협치

뉴트 깅그리치는 1995년 미국 공화당 하원위원회 위원장이다. 1930년대 대공황 이래 50년 가까이 민주당이 독점하고 있었던 하원 구조를 깨뜨린 사람이다.

1995년 하원에서 민주당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들고 나왔다. 바로 ‘깅그리치 혁명’으로 불리는, 노골적 정당 대립구도였다.

우선 의회 근무일을 축소해 의원들끼리 물리적 만남을 축소했다. 의사당에서 민주당에 협조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렇게 공화당 지도부가 적대적 관계로 대하기 시작하자 민주당도 뒤질세라 맞불을 놓았다. 하원의 이 규범은 이후 상원까지 확산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인천의 정치상황은 어떨까. 깅그리치 때와 같을까. 아니면 그보단 나은 관계일까.

민선 8기 첫 조직개편을 두고 많은 기사를 접한다. 우선은 시장의 지방자치 철학과 공약이행을 위해 첫 조직개편에 동의해 주는 게 맞다 본다.

다만 8기에선 어떤 일에 방점을 더 주겠다는 방식으로 개편을 말하는 게 타당하다. 지난 시정부가 추진한 일에 문제가 많아 바꾼다고 하면 그 일을 수행했던 공직자와 공직사회를 수동적으로 만들고 부담을 줄 뿐이다.

일부 시의원들의 발언도 문제다. 첫 의회 업무보고 때 인천의료원 폐쇄를 서슴없이 말했다. 민원이 폭주한 인천e음카드도 마찬가지다. 늘 하반기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했던 e음카드 사업도 국회와 서둘러 국비를 협의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그저 예산이 없었는데 ‘전 정부가 캐쉬백 10%를 준다고 거짓말했다’고만 반복하고 있는 듯하다.

이 외에도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한 뒤, 위촉한 주민자치회 위원을 폄하하는 발언들이 들리는 등 자치를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발언들이 나온다.

다시 민주당 인천시당 이야기로 돌아오자. 민주당 인천시당은 오는 8월 7일 새 시당위원장을 선출한다.

인천시정에 대한 견제와 협치 못지않게 이번 시당위원장에겐 지난 시장선거에서 실패한 인천의 진보개혁 ‘연합정치’를 어떻게 복원하고 풀어가지도 중요한 과제다. 선거승리를 위한 ‘득표 셈법의 연대’에서 시민을 중심에 놓는 ‘가치의 정치연대’가 필요시점이다.

인천은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둔 가치의 연대 정치, 연합정치가 살아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는 아쉬웠다. 깅그리치보단 협치의 새 틀을 만들어 갈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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