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순례단 강화군 갑곶성지~연미정 도보순례
“유엔사령부에게 지휘받을 법적 이유 전혀 없어”
유엔사 한강하구 민간선박 출입 제한 무효해야

인천투데이=방의진 기자│

문정현 신부와 봄바람 순례단이 국내 투쟁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3월 15일 제주 강정에서 출발해 4월 30일 서울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이들은 지난 한달간 제주, 전남, 경남, 세종, 강원 등을 거쳐 16일 인천에 왔다. 강화군 갑곶성지에서 출발해 연미정을 도보로 순례한 뒤 고려천도 공원에서 일정을 마쳤다.

순례단에 문정현 신부를 중심으로 군산과 강정에서 활동하고 있는 평화활동단체 ‘평화바람’ 식구들이 고정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외 자발적으로 길동무가 참여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는 ‘길 위의 신부’를 자처하며 평택 미군기지 반대 투쟁, 강정 해군기지 반대를 주창하며 활동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는 12년째 제주 강정마을에 살고 있다.

순례단은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 끊고 평등으로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전쟁연습 대신 평화연습 등의 슬로건을 걸고 전국을 돌고 있다.

오는 30일 서울에서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대회’를 열고 마무리 한다.<기자 말>

문정현 신부와 봄바람 순례단은 17일 강화순례를 진행했다.
문정현 신부와 봄바람 순례단은 17일 강화순례를 진행했다.
강화순례 시작 전 공연.
강화순례 시작 전 공연.

“유엔사령부에게 지휘받을 법적 이유 전혀 없어”

문정현 신부와 평화 순례단은 강화도에 소재한 한강하구 인근을 걸으며 서해와 한강하구의 평화를 외쳤다.

이날 남북교류를 방해하는 건 유엔사령부라는 의견이 나왔다. 흔히 유엔사령부를 유엔조직으로 보는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평화통일을 연구하는 이시우 사진작가는 “주한미군을 지원하는 돈도 미국에서 나오고 지휘도 미국이 하는데 유엔사를 유엔으로 볼 이유가 없다. 그저 미국기구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시우 사진가가 갑곶성지에서 강의하고 있다.
이시우 사진가가 갑곶성지에서 강의하고 있다.

한강하구 민간선박 출입제한 무효로 해야

1953년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 유엔군 3자가 정전협정을 체결했다. 정작 한국은 참여하지 못했다.

정전협정에 참여하지 않으면 국내 법령으로 규정해야 하는데 정전협정에 관한 국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전협정이 국내 법적으로 지위가 없는 셈이다.

위 관점으로 한강하구를 보면, 유엔사가 정전협정을 관리하고 있지만 국내법 지위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무효라는 게 평화 순례단의 요지다.

한강하구는 남북 민간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개방 지역이다. 하지만 현재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허가 없이 민간선박 출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시우 작가는 "유엔한테 법적지휘권한은 전혀 없다. 유엔사 규정은 따를 필요가 없으므로 한강하구 민간선박 출입 제한은 무효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25참전 용사기념비 앞 
6.25참전 용사기념비 앞 

"비무장 지대에 평화시 만들고 평화통일 절차 밟자"  

정전협정을 깨면 사실상 전쟁 중인 상태나 다름 없어 신중해야 한다. 국내법에서 정전협정을 대체할 수 있는 건 2018년 남북이 체결한 9.19 남북군사 합의서뿐이다.

9.19 합의서는 남북이 직접 전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체결했다. 정전협정을 대체할 법적 근거가 있는 합의서는 이것뿐이다.

이시우 작가는 "평화협정은 깨지기 쉽다. 한강하구와 비무장지대에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토대로 평화를 이행해야 한다. 통일은 감상적 염원이 아니라 건국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무장지대에 평화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작은 연방을 만들고 평화통일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정현 신부가 강화순례를 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가 강화순례를 하고 있다.

이날 참여한 강주수 6.15 인천본부 상임공동대표는 “문정현 신부가 올해 83세가 됐는데 힘든 몸을 이끌고 순례하는 것에 감동받았다”며 “9.19 남북합의서 비준 등 인천에 평화통일을 알릴 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문정현 신부는 “제주도에서 처음 떠날 때 아픈 이는 누가 있고 어디가 아픈지 누가 소외됐는지 살피기 위해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문제, 소외된 자들, 노동자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고 4월 30일에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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