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인천시교육청 내부형 교장공모제 면접시험 문제 유출 사건에 가담한 전직 교육감 보좌관과 현직 교사, 시교육청 과장 등 6명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장 출신으로 진보성향인 도성훈 교육감 하에서 일어난 초유의 사건이다. <인천투데이>가 관련 의혹을 최초 보도할 때만 해도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3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판사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교장(전 교육감 보좌관)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응시자였던 교사에겐 징역 1년, 문제 유출을 도왔던 전 교육감 보좌관과 현직 교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전직 장학관과 시교육청 과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속된 교장이 올해 3월 1일자 교장공모제 시험문제 출제 위원으로 참여해 타인에게 전달받은 문제를 그대로 낸 사실을 인정했다.

해당 문제는 당시 교육감 보좌관과 현직 교사가 응시자에게 전달했다. 전직 장학관의 부탁을 받고 응시자가 제출한 문제들 중에서만 문제를 골라 면접에 출제했다.

사건이 불거진 후, 구속된 교장이 제출했음에도 출제하지 않은 문제들은 교장이 아니라 다른 출제위원들이 제출한 것으로 하자며 시교육청 과장을 회유했고 과장은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구속 기소됐고, 응시자였던 교사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바로 법정 구속됐다.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문제는 이전 보수교육감 시절 계속 지적이 있던 문제였다. 나근형 전 인천시교육감은 부하 직원에게 뇌물을 수수하고 수년 동안 반복적으로 직권을 남용하며 특정 공무원을 승진 대상에 포함시키는 행위를 하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돼 감옥에 살다 나왔다.

도 교육감이 전교조 활동을 하던 시절에는 나 전 교육감의 이런 행태를 강력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을 터이다. 도 교육감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선 후 인터뷰에선 “앞으로 모든 인사에 사적인 고려는 없을 것이고 공직자로서 청렴성과 직무수행능력 등을 고루 종합해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때문에 도 교육감 하에서 교장공모제 시험문제 유출로 과장과 교장, 전직 교육감 보좌관 등 6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관련자들의 유죄 판결 후 도 교육감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도 교육감을 지지했던 진보적인 시민단체들도 ‘비수를 꽂았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보수적인 단체는 “사퇴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도 성명서를 내고 “도 교육감의 직접적인 과오가 아닐지라도 책임감과 경각심을 갖고 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교조 인천지부도 “공정해야할 교육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충격”이라며 교육감의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도 교육감은 사건이 불거진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어떤 발언도 의견도 내지 않고 있다. 교육감실에서 가장 가깝게 도 교육감을 대했던 전직 보좌관 2명과 과장, 장학관 등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일언반구도 없다.

이번 사건으로 투명한 학교 운영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취지가 훼손되거나 축소되선 안된다. 투명하게 운영할 경우 승진 위주 교직 문화를 개선하고 능력있는 교장을 임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제도이기 때문이다.

교장공모제의 취지와 장점이 훼손되지 않게 도 교육감은 직접적인 과오가 있지 않더라도 진정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투명한 교장공모제를 위한 진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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