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병상대기자 최고 300명대 기록
“병상만 있다고 중증병상 확보 못 해”
인천 96병상 추가 확보...인력 ‘태부족’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에 접어든 뒤 다시 대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근본적 대책마련 없이 대유행마다 ‘병상·인력 부족’ 핑계를 댄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인천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4일부터 3일간 인천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인천 병상대기자가 200~3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당시엔 ‘0명’이었다.

인천의료원 중환자실 모습. 지금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중환자실 모습. 지금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병상부족 경고에도 변함 없어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앞 다퉈 확진자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당시 방역 당국도 방역 강화 단계에선 확진자 규모가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지만, 일상회복 단계에 접어들면 확진자 증가가 불가피한만큼 격리시설과 중증환자 병상수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에 접어든 뒤 인천의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단 1병상도 늘지 않았다.

지난 1일 기준 인천시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율이 53.2%(79병상 중 42병상)을 가동하던 상황이 지난 23일 기준 가동율 81.0%(79병상 중 64병상)으로 치솟았다.

인천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병상은 유형별로 가동률이 80%를 넘어서거나 80%에 근접하면서 병상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대기 인원이 많은 것은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며 “병상 100% 가동이 원칙적으로 맞지만, 의료진 부족과 입·퇴실 소요 시간 때문에 다소 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병상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달 초까지 정부의 제안대로 인천은 중증환자 전담병상을 포함해 96병상을 추가 확보키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남은 병상을 중증환자 전담병상 등 코로나19 전담 병상으로 활용할 여력은 있다”면서도 “병상을 관리할 의료진이 없다. 의료진이 없는데 무작정 병상만 늘리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는 “코로나19 대유행마다 병상부족이 지적받는데, 그 때마다 인력부족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고 한 뒤 “코로나19 발생 후 2년이 지났지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고 지적했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에 세워진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에 세워진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

인력 증원 없이 병상 확보 어려워

정부의 제안대로 인천이 병상을 늘릴 경우 결국 하중은 기존 인력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인천의 경우 중증환자 전담병상은 인천의료원을 포함해 인하대병원, 길병원, 인천성모병원, 세종병원 등이 나눠 담당하고 있다. 중증환자 전담병상을 추가 확보할 경우 결국 이 병원들이 책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이미 의료진이 지칠대로 지쳤다는 것은 국민들이 다 안다”며 “추가 인력 확보 없이 병상만 늘린다면 결국 업무의 모든 하중은 기존 인력이 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정부차원에서 국립대병원을 동원하던지, 개업의를 동원하던지 파격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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