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지명위원회, 빙하이름 '기후위기 연대' 순으로 명명
빙하 ‘인천’ 흐름 속도 192.2m/년‧‧‧ 변화폭 가장 낮아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남극에 인천이라는 이름을 가진 빙하가 생겼다.

인천시는 영국 남극지명위원회(Antarctic Place-names Committee)가 최근 빠르게 녹고 있는 서남극 게츠(Getz) 지역  빙하 9개 중 1개에 '인천(Incheon Glacier)'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16일 밝혔다.

서남극 빙하 위성사진.(사진출처 영국 남극지명위원회의 Antarctic Place-names Committee 홈페이지)
서남극 빙하 위성사진.(사진출처 영국 남극지명위원회의 Antarctic Place-names Committee 홈페이지)

위원회는 서남극에서 이름이 없는 빙하 9개에 최근 주요 기후회의를 개최한 도시 9개의 이름을 붙였다.

빙하 ‘인천’은 2018년 10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심의하기 위해 인천에서 개최된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를 개최해 이름이 붙여졌다

9개 도시는 제네바(스위스), 리오(브라질), 베를린(독일), 교토(일본), 발리(인도네시아), 스톡홀름(스웨덴), 파리(프랑스), 인천(한국), 글래스고(영국)이다.

빙하 이름은 연대순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197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최초 기후정상회담에서 이름을 딴 빙하 ‘제네바’와 2021년 COP26 개최지명을 딴 빙하 ‘글래스고’가 각각 양 끝에 배치됐다.

이같은 명명은 리즈대학의 연구진이 제안하고 영국 정부를 통해 공식 제출한 뒤, 영국 남극지명위원회의 지지를 얻었다.

향후 지도‧해도, 출판물에 사용하기 위해 국제 남극 대륙 종합 관보에 추가될 예정이다.

남극빙하,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출처 pixabay)
남극빙하,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출처 pixabay)

게츠 지역 빙하, 남극바다로 흐름 속도 25년 전 대비 최대 59% 증가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남극해에 극심한 환경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극순환심층수가 남극 연안으로 유입돼 빙붕(남극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을 녹이며, 그로 인한 남극 얼음의 감소는 전 지구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극 연안 중 서 남극 아문젠해가 얼음 감소가 가장 큰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게츠(Getz) 빙붕은 길이 650km, 폭 약 110km(가장 넒은 폭 기준)으로 아문젠해 연안 빙붕 중 가장 크다.

빙하 ‘인천’ 흐름 속도 192.2m/년‧‧‧ 변화폭 가장 낮아

올해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Communications)에 출간된 논문을 보면, 1994년부터 2018년까지 인공위성 관측결과 지난 25년 동안 얼음 약 3150억톤이 이 지역에서 소실됐다. 이는 세계 해수면을 약 0.9mm 높일 수 있는 양이다.

게츠 빙하 14개는 남극 바다로 이동하는 속도가 1994년 보다 약 23.8% 빨라졌다. '교토' 빙하 흐름 속도는 58.5% 빨라져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인천' 빙하의 속도는 2018년 약 192.2m/년로 1994년에 비해 약 2.9% 빨라졌다. 14개 빙하 중 그 변화폭이 가장 작았다.

김태완 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빙붕 소멸을 비롯한 남극의 환경변화를 눈과 데이터로 직접 확인하면서 지구온난화가 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의 시점에 매우 가까이 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을 더욱 신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지구온난화를 되돌리기 위해서 인위적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 ‘탄소배출 줄이기’ 실천 적극 독려

인천시는 2018년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 이후 2019년 4월 유엔기후변화협약 적응주간 국제회의, 2021년 10월 국제기후금용산업컨퍼런스도 개최했다.

2022년 12월엔 유엔기후변화협약 적응주간 국제회의 개최를 계획하는 등 기후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공감대 형성 및 협력방안 모색을 위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는 남극 빙하에 ‘인천’이 명명된 것이 부끄럽지 않게 시민 탄소중립 실천을 독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회용컵 공유시스템 구축사업, 가정용 음식물률 감량기 2022년까지 집중 지원, 제로웨이스트마켓 활성화 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인천시와 교육청, 군·구 등 61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친환경 자원순환청사 조성을 위한 '3無(1회용품과 지원낭비, 음식쓰레기가 없는) 실천운동'을 시민 참여형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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