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1단계 사업 개발이익 정산 없이 추진하는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1단계 개발이익 정산을 요구하며, 미 정산 시 2단계 사업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당연한 지적이다.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은 송도국제도시에 1단계 콘서트홀에 이어 오페라하우스 등을 짓는 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1단계 사업 정산 후 남은 개발이익에 시가 재정을 보태 2단계 사업을 하기로 했다.

2017년 인천경제청이 개발이익을 정산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해 추산한 1단계 사업 개발이익만 무려 약 13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데, 이 개발이익 정산 없이 인천경제청이 재정사업을 밀어 붙이자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2007년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합의해 아트센터인천 사업을 시작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 시행사인 NSIC가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주거단지 3개(11만2246㎡)를 개발한 이익금으로 콘서트홀(1단계)을 짓고, 잔여 수익을 인천시에 주기로 했다.

시는 이 잔여수익금으로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오페라하우스 건립 등)을 하기로 했다. 시는 2600억원을 투입한 아트센터인천 1단계 사업을 지난 2018년 완료했다.

그러나 1단계 사업 개발이익 정산이 끝나지 않았다. 1단계 개발이익 정산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인천경제청은 예산 2200억원을 투입해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얘기한 대로 인천경제청이 2017년 공개한 아트센터인천 사업비(2016년 12월 기준) 검증 용역 결과를 보면, 잔여수익금(아파트 분양수익금에서 토지비ㆍ아파트 공사비ㆍ아트센터 공사비를 뺀 금액)은 1297억원이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608억원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2단계 사업 후 정산하겠다며 내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립 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가 미술관·박물관 등을 건립하려면 사전에 문체부 사전 타당성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단계 개발이익이 여전히 정산되지 않았고,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긴 했지만 감염 추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 과연 2단계 사업이 시급한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대장동 개발이익을 두고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정작 송도국제도시에선 시가 개발이익을 정산조차 안한 상태에서 재정을 투입하는 격이라 비판이 거셀 수밖에 없다.

안병배(민주당, 중구1) 시의원은 12일 열린 인천경제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는 2600억원을 들여 아트센터인천 1단계 사업을 했지만, 아직 정산이 하나도 안 됐다. 이 상황에서 시 재정 2200억원을 투입해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을 하는 게 타당하냐. 이 사업은 시 재정사업으로 시작한 게 아니다. 개발이익 정산부터 빨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은 “개발이익을 정산해야 하지만, 현재 잔여사업금 소송이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불가능하다. 양 측은 소송 1심에서 구체적인 (잔여수익금) 비용 산출 감정절차를 밟고 있다”며 2단계 선 추진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현재 NSIC와 포스코건설은 개발이익 정산을 두고 2018년부터 소송을 하고 있다. NSIC는 포스코건설이 공사비를 부풀렸다며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냈다.

인천시는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 관리감독에 책임이 있는 기관이다. 소송을 방관만 할 게 아니라 개발이익 정산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인천경제청이 공개한 1단계 개발이익 1300억원에 연간 이자율 4%만 적용해도 무려 52억원에 달한다. 인천시민은 이 기회비용을 상실하고 있는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소송이 마무리되고 수익금 정산이 끝나면 2단계 사업에 상계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안병배 의원의 지적대로 ‘1단계 사업 정산이 안 되면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 예산을 삭감’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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