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개발이익 환수 없이‧‧‧ 시 재정 2200억원 투입 가시화되나
인천시, 지방재정 투자심사 위한 타당성조사 수수료 2억원 편성
시의회‧시민단체 “1단계 개발이익 정산 우선, 재정투입 맞지 않아”

인천투데이=서효준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아트센터인천 1단계 개발이익 정산이 우선이라는 인천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을 무시한 채, 2단계 사업에 시 재정을 투입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대장동 개발이익을 두고 온 나라가 떠들썩했는데, 정작 인천에선 시가 개발이익 정산조차 안한 상태에서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격이라 비판이 거세다.

인천시 2022년 본예산 중 인천경제청 특별회계를 보면,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 예산은 총 12억7000만원이다. 세부항목은 ▲타당성 조사 수수료 2억원 ▲장비유지보수비 7000만원 ▲미술품 구매 10억원 등이다.

특히, 시는 2단계 사업을 시 재정으로 진행하기 위한 사전 절차인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심사 준비 예산(타당성조사) 2억원을 편성했다. 1단계 개발이익 정산이 우선이란 시의회와 시민단체의 지적은 무시됐다.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비는 약 2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인 투자사업이라 지방재정법에 따라 행안부 지방재정투자심사 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안병배(민주당, 중구1) 시의원이 12일 열린 시의회 산경위 행정사무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인천시의회 인터넷방송 갈무리)
안병배(민주당, 중구1) 시의원이 12일 열린 시의회 산경위 행정사무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인천시의회 인터넷방송 갈무리)

시의회‧시민단체 “1단계 개발 이익 정산 우선, 재정 투입 맞지 않아”

인천시의회와 시민단체는 1단계 개발이익 정산이 우선이라고 숱하게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12일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안병배(민주당, 중구1) 시의원은 이날 “아트센터인천은 재정사업으로 시작한 게 아니다. 1단계 사업 정산이 우선이다. 2단계 사업에 시 재정 2200억원을 우선 투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개발이익 정산부터 빨리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수년 째 개발이익 천수백억원이 여전히 정산되지 않았다. 천억원이 넘는 돈을 찾지도 못하면서 재정을 먼저 투입하겠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아트센터인천은 현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시 재정을 우선 투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시 재정 투입이 타당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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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 조감도.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 조감도.

아트센터인천 사업은 지난 2007년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합의로 시작했다. NSIC가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 주거단지 3개(11만2246㎡)를 개발한 이익금으로 콘서트홀(1단계)을 짓고, 잔여 수익을 시에 주기로 했다.

시는 이 잔여수익금로 2단계 사업(오페라하우스과 미술관 등)을 짓기로 했다. 돈이 부족할 경우 시가 재원을 보태 짓는다.

그런데 2018년 개발이익 정산을 두고 시행사(NSIC)와 시공사(포스코건설) 소송이 시작됐다. NSIC는 포스코건설이 공사비를 부풀렸다며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냈다.

인천경제청이 2017년 공개한 아트센터인천 사업비(2016년 12월 기준) 검증 용역 결과를 보면, 잔여수익금(아파트 분양수익금에서 토지비ㆍ아파트 공사비ㆍ아트센터 공사비를 뺀 금액)은 1297억원이다. 포스코건설은 608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은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정산도 안 된 상태에서 서둘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청은 우선 시 재정을 투입해 사업을 진행한 후 1단계 개발이익을 추후 정산해 환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개발이익금 환수와 관련한 소송이 길어지고 있다. 소송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시 재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1단계 개발이익 환수는 소송 결과에 따라 추후 정산하면 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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