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배곧대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환경부에 제출
"이미 환경부 '입지 부적절' 평가... 배곧대교 폐기해야"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인천 환경단체들이 경기도 시흥시에 배곧대교 사업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0월 19일 경기도 시흥시가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제출했다”며 “오는 12월 평가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에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는 4일 성명을 내고 "시흥시는 이미 입지 부적절 평가를 받은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사업을 중단해야한다"며 “한강유역환경청과 인천시는 배곧대교 사업을 명확하게 반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배곧대교 위치.(사진제공ㆍ인천녹색연합)
배곧대교 위치.(사진제공ㆍ인천녹색연합)

배곧대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경기 배곧신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다. 배곧대교는 왕복 6차선, 길이 1.89km 규모로, 사업비 190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배곧대교 사업 계획은 람사르습지와 국제철새이동경로 서식지네트워크에 등재된 송도갯벌습지보호구역을 관통하게 돼 있다. 

송도갯벌은 시가 200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그 뒤 2014년 람사르습지, 2019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쉽(EAAFP) 서식지로 지정됐다. 그러나 인천안산고속도로와 배곧대교 건설 계획 등이 나와 훼손이 우려된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9일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전략‧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초안)'을 검토한 의견을 시흥시에 통보했다.

환경부는 시흥시가 제출한 초안에 제시된 노선 안 3개를 검토한 결과, 습지보호지역인 송도갯벌을 지나는 배곧대교 노선계획이 입지 상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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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람사르습지대책위는 “시흥시는 이미 제3경인고속도로가 있는데, 10분 더 빨리 가기 위해 법과 국제협약을 무시한 채 배곧대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전문가, 협의기관 모두 배곧대교 입지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흥시는 이미 입지 부적절 평가를 받은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사업을 폐기해야한다"며 “한강유역환경청과 인천시는 배곧대교 사업을 명확하게 반대해야한다”고 밝혔다.

윤진철 시흥시 경제자유구역과장은 "당초 사업계획은 람사르습지 지정 갯벌 3403㎡를 훼손하는 내용이었지만, 공법을 바꿔 훼손면적을 167㎡로 줄였다"며 "이외 교량 하부에 오염물질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대체습지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해상에 배곧대교를 지으면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갯벌을 훼손할 수 밖에 없다. 면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또 송도와 시흥을 연결하는 도로는 이미 있다. 굳이 법과 국제협약을 무시하면서 배곧대교를 지을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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