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Utd 출신 이윤표 선수, 은퇴 후 LYP축구센터 운영
취약계층·다문화 학생 대상 다양한 축구 지원사업 계획
학생시절 경험 밑바탕... “인천에서 받은 사랑 돌려줄 것”
“인천 출신 제2의 박지성·손흥민 나오지 말란 법 없어”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프로축구 K리그(K-League) 인천유나이티드 팬이라면 후방을 든든하게 책임졌던 등번호 16번 이윤표(38) 선수를 기억한다. 팬들은 거침없는 몸싸움과 강인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그에게 ‘미추홀파이터’라는 별명을 주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은퇴한 이 선수는 인천유나이티드에서만 9년간 통산 235경기 뛰었다. 최장·최다 출전 기록이다. 현재 인천 연수구에 유소년·사회인 축구교실 LYP축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역 시절 가장 빛난 시기를 보낸 인천에서 축구로 사회공헌활동을 꿈꾸고 있다.

이윤표 LYP축구센터 대표.
이윤표 LYP축구센터 대표.

“축구 꿈꾸는 취약계층·다문화 학생들 발굴할 것”

이윤표 대표는 LYP축구센터가 선수를 꿈꾸는 취약계층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인천 축구교육 거점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여기엔 본인의 유소년 선수 시절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제가 유소년 시절 경제적인 문제로 축구를 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반지하에서 살았던 만큼 축구부 회비도 부담이 됐고, 축구화를 어쩌다 잃어버려서 울었던 기억도 있어요. 그런데도 부모님은 제 꿈을 위해서 꾸준히 뒷바라지 해주셨죠. 그런 환경 덕분에 빨리 철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윤표 대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서라도 하루빨리 유명한 프로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는 “오직 부모님의 헌신과 노력으로 무사히 프로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잡초처럼 악착같이 버텼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비춰봤을 때, 보다 체계적인 훈련과 지원을 받았다면 더 훌륭한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상상하곤 했다.

인천유나이티드 소속 시절 출전 모습.(사진제공 이윤표 선수)
인천유나이티드 소속 시절 출전 모습.(사진제공 이윤표 선수)

한국축구 전설로 남은 안정환·박지성 선수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재능이 있어도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해 꿈을 포기하는 선수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게 이 대표 생각이다.

그는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재능 있는 인천 선수들을 발굴해 제2의 이강인이 탄생하길 바라고 있다.

먼저 이 대표는 취약계층과 다문화가정 아동 복지 사업을 해온 국제구호개발 전문 비정부단체 ‘온해피’와 업무협약을 했다. 축구유망주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미래가 촉망받는 선수는 후원사까지 물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축구교육과 훈련을 위해 필요한 기관·단체들과 최대한 업무협약을 할 계획이다. 연수구자원봉사센터, 인주한방병원, 인천체육과학센터 등 지역 내 유관기관을 비롯해 스포츠 전문기업 ㈜스포잇과 K5리그 축구팀 벽산FC 등에 제안한 상태다.

이 대표는 “초등학교 축구 클럽팀만 해도 한 달에 회비가 50만~60만원 수준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100만원까지 올라간다. 게다가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축구장비까지 구비하면 부담은 더 크다”며 “내가 부모님의 후원으로 축구선수가 됐듯이 축구 꿈나무들을 후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윤표 LYP축구센터 대표.
이윤표 LYP축구센터 대표.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구놀이터’

이 대표는 LYP축구센터가 전문적인 유소년 축구선수를 육성하는 곳이 아니라, 취약계층 학생 누구나 놀러 와 축구를 즐기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주변 학교들과 접촉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이 놀러 와 축구를 접하다 보면, 그중에 실력이 돋보이고 절실하게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있을 거예요. 다문화가정 출신 선수로 유명한 강수일 선수 같은 사례가 다시 탄생할 수도 있죠. 인종·국적·가정환경 등에 차별받지 않게 누구나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용광로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이 대표는 축구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도 자신감이 있다. 특히 자신이 수비수 출신이라 공격과 수비 모든 분야를 가르쳐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한다. K리그에서 김신욱·이동국 선수 등 많은 공격수를 상대해 봤으니, 본인이 선수시절 어려웠던 점을 토대로 공격 기술을 많이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유소년 시절부터 현역 프로선수 모든 과정에서 자신이 몸소 느꼈던 모든 축구 관련 내용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그의 소원이다.

이 대표는 “현역 은퇴 후 단순히 봉사활동을 하는 삶을 꿈꿔왔다. 하지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인천에서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축구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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